24일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1조5100억달러(약 231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7956억달러)보다 89.9% 증가한 규모다.
시장 성장의 핵심은 메모리 반도체다. WSTS는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약 250% 증가한 8000억달러로 예상했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적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챗GPT 같은 생성형 서비스를 넘어 에이전트, 피지컬 AI까지 AI 모델이 고도화하며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늘고 있다. GPU 옆에 장착되는 HBM 수요도 덩달아 급증하는 추세다.
세계 D램 시장 매출 중 약 90%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3개 회사가 과점해 공급 병목 현상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또 HBM은 물론 스마트폰, PC 같은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D램 물량 부족으로 번지며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메모리 회사들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대만 컴퓨텍스 전시회 현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공급 부족 현상이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5년 안에 웨이퍼 생산 능력을 두 배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AI 성장세가 둔화하는 시점이 오면 메모리 업체들이 공급 과잉에 직면해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