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데스크 칼럼] AI시대 떠오르는 '기업가형 국가'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데스크 칼럼] AI시대 떠오르는 '기업가형 국가'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 아이폰에는 중앙처리장치, 인터넷,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터치스크린, 음성인식 등 12가지 핵심 기술이 통합돼 있다. 아이폰을 그토록 ‘스마트’하게 만든 이 핵심 기술은 모두 국가 주도로 개발됐다. 애플의 혁신은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 세금을 투자해 개발한 기술을 획기적으로 통합한 데서 나왔다. 애플만이 아니다. 구글이 성공하는 데 바탕이 된 알고리즘은 미국 국립과학재단 보조금으로 개발됐다. 바이오 기술의 기초인 분자 항체는 영국 공공의학연구심의회 연구실에서 발견됐다.
    혁신은 정부의 '보이는 손'에서
    2013년 파이낸셜타임스(FT) 올해의 책에 선정된 <기업가형 국가>는 미국 빅테크의 성공 비결이 국가 개입을 최소화한 자유로운 시장 위에서 모험 자본과 기업가정신, 혁신가의 과감한 도전이 결합한 결과라는 서사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빅테크와 바이오산업 사례에서 보듯 국가는 그 어떤 주체보다 앞장서서 리스크를 부담해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저자인 마리아나 마추카토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경제학과 교수가 “혁신을 일으키는 것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정부의 ‘보이는 손’”이라며 “정부가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가형 국가’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다.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국가는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13년 전에 나온 이 책이 다시 주목받는 건 AI 시대에 요구되는 국가상이 저자가 말하는 기업가형 국가와 닮아서일 것이다.


    왜 기업가형 국가인가. 먼저 AI가 전형적인 고위험·장기 투자 산업이기 때문이다. 기초과학, 반도체, 전력·통신망, 데이터센터, 인재 양성으로 이어지는 기반 투자는 뛰어난 창업자와 벤처 자본뿐 아니라 국가의 우직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AI가 경제 전체 방향을 바꾸는 범용기술이라는 점도 기업가형 국가가 필요한 이유다. 미국 빅테크는 거대한 자본시장에서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반도체 대기업을 빼놓고는 이 같은 자본 조달 능력을 한국 기업에 기대하긴 어렵다.
    정부와 시장의 2인3각 필요
    AI 패권 경쟁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산업 생태계 경쟁으로 전환했다. 반도체 보조금, 에너지 인프라, 공공조달을 결합하지 않고는 우위에 서기 어렵다. 국가 개입을 최소화한 나라보다 국가와 기업이 장기 목표를 공유하고 위험을 분담하는 나라가 유리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다만 기업가형 국가의 지향점이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체제는 아닐 것이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정부는 모든 산업 정책을 주관하는 개발독재형 정부도,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관자형 정부도 아니다. 정부가 할 일은 기업의 사업계획서를 대신 써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들이 도전할 수 있는 트랙을 마련하고, 그 트랙이 국가적 목표를 향하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AI 전환에 필요한 대규모 기반 투자와 국제 통상질서 변화에 대한 대응은 국가가 맡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민간은 세부 전략과 사업화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정부와 시장의 2인3각이 필요하다. 국가가 투자자이면서 공급자, 수요자, 조정자까지 1인4역을 해야 하는 정말 어려운 시대가 열렸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