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수백조' 투자에도…소부장 업계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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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지역 반도체 공장 신설 논의가 구체화하면서 협력사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도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다만 업계에선 장비사의 유지·보수 인력 확충 외에 대규모 생산시설 이전이나 신규 투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25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3대 메가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호남 지역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수백조원에 달할 것으로 거론된다. 당초 패키징 등 후공정 중심의 투자로 예상됐지만 최근에는 전공정 라인까지 포함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관련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다가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용인에 계획된 시설을 지방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신규 투자"라고 강조했다.

    호남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부장 업계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 같은 지역에 생산라인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신중한 분위기다. 반도체 생산공장은 막대한 전력·용수와 함께 협력업체 집적 효과가 중요하다. 경기 용인·평택 클러스터가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것은 소부장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장비업체 대표는 "지금도 경기 동탄에 보유한 생산라인으로 충북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 공급망까지 감당하고 있다"며 "호남 지역에 별도 생산시설을 구축할 필요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비업계 대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생산 거점은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계속 커지고 있다"며 "호남에 신규 팹이 들어서도 대부분의 소부장 기업이 생산시설까지 새로 만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고객서비스(CS) 인력 확충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도체 장비는 생산라인 가동 중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장비업체 대표는 "장비 장애가 발생하면 30분 이내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며 "공장 인근에 최소한의 유지·보수 인력을 일부 상주시킬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재업체들은 신공장의 생산능력(CAPA)을 주시하고 있다. 한 소재업체 관계자는 "신규 공장의 수요가 기존 생산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추가 공장 건설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그 경우 호남권이나 수도권과 호남의 중간 지역에서 부지를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인력 확보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소부장 업체 관계자는 "수도권에 있는 지금도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서울에서 더 먼 지역에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하는 결정은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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