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주요 비규제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계약 해제 건수가 1년 새 21% 늘었다. 거래가 몰리고 집값이 오르자 추가 상승을 기대한 매도자들이 계약 취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에 따르면 구리시, 남양주시, 수원시 권선구, 안양시 만안구,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의 아파트 매매계약 해제 건수는 2026년 상반기 1248건이었다. 전년 동기 1027건보다 21% 증가했다.
화성시 동탄구는 올해 들어서만 계약 취소가 351건 발생했다. 수도권 주요 비규제지역 전체 계약 취소 물량의 28%다. 10건 중 약 3건이 동탄구에서 나온 셈이다. 이어 남양주시 297건, 용인시 기흥구 236건, 수원시 권선구 152건, 구리시 125건, 안양시 만안구 87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계약 취소가 늘어난 배경에는 거래 증가와 가격 상승이 있다. 서울 등 규제지역을 피해 수요가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10·15대책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묶였다. 이후 자금 흐름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대표 지역은 구리시, 남양주시, 수원시 권선구, 안양시 만안구,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좋다. 반도체 산업벨트 수혜도 있다. 교통망 확충 기대도 반영되고 있다.
가격도 올랐다. 구리시 아파트 호당 평균 실거래가는 2025년 6억5962만원에서 2026년 7억2126만원으로 상승했다. 6164만원 올랐다. 상승률은 9.3%였다. 화성시 동탄구도 상승률이 9.3%였다. 2025년 호당 평균 거래가는 7억4378만원이었다. 2026년에는 8억1276만원으로 올랐다. 상승액은 6898만원이었다.
용인시 기흥구는 5억7084만원에서 6억1172만원으로 높아졌다. 상승액은 4088만원이었다. 상승률은 7.2%였다. 남양주시는 4억8237만원에서 5억462만원으로 올랐다. 2225만원 상승했다. 상승률은 4.6%였다. 안양시 만안구는 5억5742만원에서 5억8041만원으로 상승했다. 상승액은 2299만원이었다. 상승률은 4.1%였다.수원시 권선구는 4억7057만원에서 4억8684만원으로 높아졌다. 1627만원 올랐다. 상승률은 3.5%였다.
거래량도 뛰었다. 수도권 주요 비규제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25년 상반기 1만2556건이었다. 2026년 상반기에는 2만688건으로 늘었다. 증가율은 64%였다. 반기별로 보면 증가 흐름은 이어졌다. 2025년 상반기 거래량은 1만2556건이었다. 2025년 하반기에는 1만5545건으로 늘었다. 2026년 상반기에는 2만688건까지 증가했다. 해당 기간 전체 거래량은 4만8789건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을 '풍선효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권과 과천, 성남 분당 등 규제지역의 진입장벽이 높아진 영향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인접 지역으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갭투자 수요도 거래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수요까지 들어오면서 거래량과 가격 상승세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집값 상승세가 강해지면서 매도자들의 셈법도 달라지고 있다"며 "배액배상 부담을 고려하더라도 향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은 변수다. 현행 주택법상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주택가격 상승률과 물가상승률을 비교해 판단한다. 청약 경쟁률과 거래량 증가도 함께 고려한다.
구리시,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등은 일부 정량지표에서 규제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하거나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불안이 더 이어질 경우 정부가 규제지역 지정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