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생각해 본 적 없어"…과학영재 '블랙홀 난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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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생각해 본 적 없어"…과학영재 '블랙홀 난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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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의대 진학 대신 이공계 기초 학문을 선택한 과학 영재들이 고등학교 시절 진행한 연구만으로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에 물리 논문을 게재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월 서울과학고를 나란히 졸업한 배이진 군(18)과 장근영 군(19)이다.

    이들은 23일 서울 혜화동 서울과학고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대 진학은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으며 의대에 간 자연계 학생들의 몫까지 더 충실하게 연구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배 군은 현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 재학 중이며 장 군은 같은 대학 물리천문학부에서 공부하고 있다. 두 학생은 지난 11일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국제 학술지인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모던 피직스 D’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쓴 논문은 블랙홀이 열역학 법칙을 따르는 이유를 중력장 방정식으로 설명한 연구다. 연구팀은 둥근 대칭 구조가 없는 일반적인 블랙홀에서도 아무런 조건 없이 열역학 제1법칙이 성립한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대학 연구실이나 외부 연구 기관의 도움 없이 오직 고등학교 교내 연구 교육 프로그램만으로 이뤄낸 것이다. 서울과학고에서 물리를 가르치는 권용준 교사가 교신 저자를 맡아 학생들을 지도했다.

    두 학생은 서울과학고의 연구 중심 교육 과정이 큰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교내 연구 프로그램으로 블랙홀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3학년 때는 이를 졸업 논문으로 발전시켰다.


    오랜 연구와 논문 작성 과정은 두 학생의 진로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장 군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론 물리 연구가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미리 경험했다”며 “물리학과 진학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배 군은 “연구 방향에 의문이 들고 답이 보이지 않아 막막한 순간도 있었다”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한 과정 자체가 앞으로 대학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을 지도한 권 교사는 두 제자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권 교사는 “두 학생은 이제 막 학문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앞으로 대학과 대학원에서 기초를 차근차근 다진다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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