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적발된 주요 위반 사항을 보면 형식적인 단기계약 반복으로 사실상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거나 기간제 근로자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차별적 처우를 한 것 등이다.
눈길을 끄는 건 27개 지자체의 11개월 이상 1년 미만 계약자가 2117명이고, 이 중 1833명이 ‘364일 계약’이라는 점이다. 1년 이상이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니 하루를 뺀 ‘꼼수’ 채용계약을 한 것이다. 공공부문에서조차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 단속에 그칠 게 아니라 우리 고용제도에 근본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민간부문에서도 이런 사례가 많을 것이다. 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할까’ 이해할 만한 점도 적지 않다. 불경기에 매년 최저임금은 치솟고 극소수 국가에나 있는 주휴수당도 지급해야 한다. 근로자에게 유리한 정책만 쏟아지다 보니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반칙’도 늘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8개월 고용’을 되풀이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고용주는 퇴직금을 안 줘도 되고, 근로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는 지점이다. 작년 실업급여계정 지출이 17조483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배경에는 이런 관행도 한몫했을 것이다.
내년부터는 공공부문 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에게 ‘공정수당’이 지급된다. 1년 미만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불가피하면 퇴직금 대신 수당으로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이 제도가 민간까지 확대 시행되면 채용 자체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선한 의도라도 결과까지 선하기는 어려우니 ‘실험’은 신중하게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