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38조 역대 최대인데…계좌 열어본 개미들 '패닉'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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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4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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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지수가 23일 증시 역사상 최대 낙폭(910.71포인트)을 기록하며 8200선으로 추락했다. '반도체 투톱' 쏠림 현상이 심화한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대장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12% 넘게 급락하자 '패닉셀(공포 매도)' 장세가 연출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올해 27번째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간 기록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 낙폭이 장중 8%를 넘어서면서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까지 발동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이 연출됐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49포인트(9.99%) 내린 8204.0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76.85포인트(7.94%) 하락한 891.55를 기록했다. 코스피200지수는 10.53% 내린 1321.74까지 밀렸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장중 89.69까지 치솟으며 90선에 바짝 다가섰다.

      9천피(코스피지수 9000) 시대를 주도한 반도체 대형주의 급락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SK하이닉스는 12.47% 내린 255만5000원, 삼성전자는 12.31% 하락한 31만원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 비중은 SK하이닉스가 25.18%, 삼성전자가 25.06%로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절반(50.2%)을 차지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은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날 올해 들어 27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채 반년도 되기 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기록한 연간 최다 발동 횟수(26회)를 넘어섰다. 지난 15일 2008년 기록과 동률을 이룬 지 불과 8일 만에 연간 단위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낙폭이 8%를 넘어서면서 오후 2시35분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올해 들어 네 번째다.

      전날 SK하이닉스로의 대장주 교체와 함께 고점론이 힘을 받은 상황에서 MSCI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재조정) 부담 등이 겹쳐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반도체주 쏠림이 심화한 상황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포지션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이 변동성을 키웠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 결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졌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7917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5조486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11조11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02억원, 1356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비해 개인은 463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이날 급락은 글로벌 증시 전반의 약세와는 결이 달랐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는 3.55%, 홍콩 항셍지수는 2.1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43%, 심천종합지수는 2.3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인공지능(AI)·반도체 비중이 높은 대만 가권지수 역시 1.34% 약세에서 장을 마무리지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이 대외 매크로 악재보다는 반도체 쏠림 현상에 따른 기술적 조정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승 추세를 견인하던 반도체 대형주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약세로 전환됐다"며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대기하며 단기 과열 부담과 상승 누적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고, 쏠림 현상으로 상승폭이 두드러진 반도체 대형주 급락이 지수 약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조정의 원인은 반도체 대형주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기술적 조정"이라며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경계감과 마이크론 실적 발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연내 기준금리 3회 인상 전망 등 후행적 명분을 붙일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이날 아시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급락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빚투(빚내서 투자)'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급증한 만큼, 변동성 장세가 추가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8조531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증시 조정이 이어질 경우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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