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도지사직인수위원회가 경기도 재정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진단하고 대대적인 지출 구조조정에 나선다. 재정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주요 공약 사업의 우선순위를 전면적으로 다시 짠다는 방침이다.23일 도지사직인수위원회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추 당선인은 전날 열린 도정 현안 1차 회의에서 “경기도 재정 상황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며 “재정 여건을 고려한 현실성 있는 공약 추진 계획을 세워 달라”고 주문했다. 회의는 재정과 교통 및 청년, 주택 분야를 중심으로 열렸다. 추 당선인은 경기도 재정 악화 원인과 의사 결정 과정을 자세히 살피라고 지시했다. 재정 위기의 원인을 찾은 뒤 이를 바탕으로 공약 실천 순서를 다시 정하겠다는 뜻이다.
인수위는 최근 기자간담회 등에서 경기도 채무 규모가 약 7조원에 달한다고 밝혀 재정 건전성 확보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대규모 지출 구조조정과 함께 현재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인 경기도를 교부단체로 바꾸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교통 분야에선 추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통합 승차권(원패스)’ 도입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추 당선인은 “이동은 기본권이라는 철학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광역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통합 교통 정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 버스 노선과의 연계를 늘리고 경기 ‘편하G버스’의 새로운 노선을 확충하기로 했다. 일산대교 근처 주민의 통행료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했다.
청년과 주택 정책에서는 전철역 주변 중심의 청년 주택 공급 확대가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청년층의 집값 부담을 낮추기 위해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재정 위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공약 이행 속도 조절과 사업 재정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인수위는 출범 이후 연일 재정 건전성 회복을 강조하며 기존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수원=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