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이 주축인 동행노조가 2026년 임금협약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교섭대표노조가 체결한 임금협약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
수원지법 민사31부는 동행노조 측 채권자들이 교섭대표노조인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잠정합의안 및 임금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 또는 각하했다고 23일 밝혔다. 동행노조는 회사와 교섭대표노조가 체결한 임금협약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잠정합의안 효력정지 신청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달 27일 본협약이 체결된 만큼 권리보호 이익이 없다고 보고 각하했다. 같은 날 체결된 임금협약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신청에 대해서도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핵심 쟁점은 동행노조가 찬반투표 당시 공동교섭단 참여 노조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는지였다. 재판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을 근거로, 동행노조가 지난달 4일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 의사를 밝힌 이상 이후 투표 시점에 교섭단 참여 노조 지위를 계속 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투표에서 배제된 점이 결과를 바꿀 정도의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동행노조 소속 조합원 약 1만2000명이 모두 투표에 참여해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더라도, 전체 조합원 7만7593명 가운데 이미 4만6142명이 찬성한 만큼 약 59% 찬성률로 잠정합의안은 가결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처분을 인용할 만큼의 긴급성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향후 본안소송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고, 본안 확정 전 가처분을 받아들여야 할 정도의 급박한 위험이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초기업노조는 회사와 임금인상률 등을 두고 교섭을 벌여 지난달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공동교섭단에 참여했던 동행노조는 반도체(DS) 부문 위주의 협상 방향에 반발해 탈퇴했다.
이후 초기업노조가 동행노조 조합원을 제외한 상태로 찬반투표를 진행해 임금협약을 최종 체결하자, 동행노조 측은 투표권 박탈 등 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