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월드컵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6월,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다양한 데이터를 함께 살펴보면 월드컵을 즐기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히트맵(Heat Map)’이다.히트맵은 선수가 경기 내내 어느 공간을 얼마나 누볐는지를 색의 농도로 풀어낸 시각 데이터로, 자주 밟은 구역은 붉게 달아오르고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서늘하게 비어 있다. 단순히 ‘몇 킬로미터를 뛰었다’는 평면적인 수치와는 결이 다르며, 공 점유율이나 슈팅 수 같은 기록만으로는 다 말하지 못하는 그라운드 위의 숨은 맥락을 우리에게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 히트맵 위에서는 팀의 전술적 완성도와 선수들의 유기적인 협력,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공간 장악력 싸움이 비로소 입체적으로 증명된다. 선수가 실제 어느 공간을 주도했는지, 혹은 어디를 비워두어 상대에게 틈을 내줬는지 등 감독의 전술이 그라운드 위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였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다. 치열하게 그라운드를 장악하고 흐름을 쥔 팀의 숨은 노력이 데이터의 결과로 명확하게 시각화되는 순간이다.

히트맵이 그라운드의 보이지 않는 공간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드러내듯, 우리 사회에도 총량적인 수치만으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빈 공간이 존재한다. 바로 우리의 미래 세대인 아이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보육과 돌봄의 환경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아동 관련 통계는 출생아 수, 학교 수, 보육시설 수처럼 국가 전체의 총량을 세는 데 집중해 왔다. 전국에 어린이집이 몇 개인지는 서류상으로 알 수 있었지만, 정작 아이들이 실제로 어디에 모여 살고 어떤 환경적 결핍에 놓여 있는지는 지도 위에 제대로 그려진 적이 없었다.
국가데이터처가 올 12월 시범서비스를 목표로 준비 중인 ‘아동가구통계지도’는 바로 그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메우려는 혁신적인 시도다. 소득과 주거 환경 같은 기본 지표는 물론,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의료·교육·복지 서비스를 얼마나 가깝게 누릴 수 있는지 공간적 접근성까지 지도 위에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그렇게 하면 지금껏 단순 평균값 뒤에 가려져 있던 아이들의 실제 생활 반경이 비로소 고해상도 영상처럼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운 6월, 전 세계 축구팬의 시선은 그라운드 위를 붉게 물들이는 승리의 히트맵에 쏠려 있다. 하지만 국가데이터처의 시선은 그라운드 너머,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향한다. 숫자가 놓쳐버린 복지의 빈 공간을 찾아내고 대한민국 모든 가정의 행복 해상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히트맵, 그것이 국가데이터처가 국민을 향해 약속하는 ‘따뜻한 K-데이터 거버넌스’의 미래다.
글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