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자치단체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반복하고, 수당을 차별 지급하는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23일 지방정부 3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정부 비정규직 노동조건 준수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감독은 국무조정실의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계약실태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11개월 이상 1년 미만 계약 비중이 높거나 쪼개기 계약 의심 사례가 있는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감독 결과 전체 30개 지방정부 가운데 28곳에서 총 113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위반 유형별로는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가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근로기준법상 금품청산 위반 12건, 임금 지급 위반 12건, 근로계약서 작성·교부 위반 20건(기간제법 13건·근로기준법 7건), 취업규칙 관련 위반 9건, 연장·휴일근로수당 미지급 9건 등이 적발됐다.
비정규직 차별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지방정부는 동일·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 노동자에게 직무수당, 가족수당, 명절상여금, 정근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다른 기관은 기간제 노동자 44명에게 복지포인트를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차별적 처우는 3개 기관에서 66명을 대상으로 발생했으며 규모는 약 1억원에 달했다.
정부가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쪼개기 계약’ 관행이다. 조사 대상 30개 지방정부 모두에서 단기·반복 계약 등 불합리한 고용관행이 확인됐다. 27개 기관에서는 계약기간이 1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기간제 노동자가 2117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계약기간을 364일로 설정한 사례만 1833명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 채용 남용을 막기 위해 2018년 도입된 ‘채용 사전심사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개 기관은 아예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고, 3개 기관은 제도를 도입한 뒤에도 사전심사를 거치지 않고 기간제 근로자 240명을 채용했다.
고용노동부는 적발된 위법 사항에 대해 즉시 시정지시를 내렸으며, 불응할 경우 사법처리 등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온라인 상담센터 제보와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임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올 하반기 공공기관·자회사 등을 포함한 공공부문 2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기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의 쪼개기 계약은 더 이상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될 수 없다”며 “공공부문부터 노동가치를 존중하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