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성장세로 돌아섰고 주요 브랜드들은 출하량을 늘렸지만 삼성전자는 핵심 시장에서 뒷걸음질쳤다. 갤럭시워치의 점유율 방어가 한층 더 험난한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스마트워치 시장이 성장세로 돌아섰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 1위는 애플이 차지했다. 애플은 1분기 점유율 23%로 선두를 달렸다. 화웨이는 17%로 뒤를 이었다. 애플은 상위 5개 브랜드 가운데 출하량이 1년 전보다 21% 늘었다. 가장 높은 출하량 증가율을 기록한 것.
문제는 삼성전자다.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출하량이 1년 전보다 28% 감소했다. 점유율은 이 기간 7%에서 5%로 2%포인트 줄었다.
북미 고사양 스마트워치(HLOS)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이 지역에서 같은 기간 출하량이 24% 감소했다. 북미 HLOS 시장 출하량이 9%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애플과 가민은 각각 20%, 16%씩 출하량을 늘렸다. 주요 경쟁사가 모두 시장 성장세에 올라탄 상황에서 삼성전자만 뒷걸음질 친 셈이다.
이는 삼성전자에 악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결과다. 북미 시장은 프리미엄 스마트워치 수요가 비교적 높은 곳이다. 애플워치가 아이폰 생태계를 앞세워 입지를 굳힌 가운데 가민은 스포츠·헬스케어 특화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북미가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 회복을 이끌었다. 중국은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15% 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북미는 14% 늘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중국 시장의 성장은 현지 브랜드가 주도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중국 정부의 전자제품 보조금 정책이 화웨이·이무·샤오미 등 현지 브랜드 성장에 힘을 보탰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 17%로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샤오미와 이무는 각각 10%, 7%로 1년 전과 같았다.
스마트워치 시장의 경쟁 축도 다변화되고 있다. 애플은 고급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했다.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 성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점유율을 늘렸다. 가민은 스포츠·헬스케어 특화 브랜드로 북미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갤럭시워치는 이 사이에서 존재감이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시카 제인 카운터포인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23%의 가장 높은 출하량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1분기에 가장 강력한 실적을 보인 기업으로 부상했다"며 "이는 새롭게 단장한 제품 라인업의 지속적인 성공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워치의 평균판매가격(ASP)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 올랐다"며 "주요 원동력은 건강 모니터링·인공지능(AI) 기능을 지원하는 향상된 센서와 첨단 기술의 통합이다. 또 인도와 같은 신흥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기본 스마트워치에서 고급 스마트워치로 전환하는 추세도 전반적인 ASP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