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소속 DX부문 직원들은 이날 경기 수원 본사에서 검은색 옷이나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는 동행노조가 DX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단체 행동이다.
검은 옷은 삼성전자 노사 간 2026년 임금 협약을 통해 이뤄진 성과급 합의에 대한 항의 표시다. 삼성전자 노사는 앞서 반도체 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에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을 30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자사주로 지급되는 특별경영성과급, 초과이익성과급(OPI) 등을 합쳐 1인당 최대 6억원을 받을 수 있다. 세전 기준 연봉 1억원을 전제로 한 계산이다.
반면 DX부문 직원에게 돌아갈 몫은 1인당 600만원 상당 자사주에 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같은 삼성전자 안에서도 사업부문에 따라 보상 규모가 엇갈리면서 DX부문 직원들 불만이 커졌다.
동행노조는 이번 캠페인을 전국 사업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강동, 16일 구미에 이어 이날 수원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오는 23일 광주, 24일 우면 사업장에서도 같은 방식의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조합원들에게는 사내 프로필 닉네임을 '같은 회사 같은 권리'로 바꾸고 연봉계약서 체결을 미루도록 독려하고 있다.
DX부문 직원들의 반발로 노조 지형도 뒤바뀌는 중이다. 성과급 합의를 주도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를 향한 불만이 커지면서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한 것. DX부문 중심의 동행노조 가입자는 이날 오후 기준 2만6117명으로 늘었다. DX부문 전체 직원 5만1717명 가운데 50.5%가 가입한 상태다.
초기업노조 입장에선 부담이 큰 상황. 초기업노조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최대 5억원 규모 주택자금 대출제도 신설, 평균 임금 6.2% 인상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끌어냈다. 하지만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면서 조합원들이 이탈했다. DX부문뿐 아니라 DS부문 내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초기업노조는 결국 최승호 위원장 재신임 투표 절차에 들어갔다. 오는 24일 오후 2시부터 같은 달 30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원 전자투표를 진행한다. 안건은 위원장 재신임과 규약 개정이다. 재신임안은 조합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최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에서 올해 임금교섭 결과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재신임을 받을 경우 2027년 교섭에서 DS부문을 우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DS부문 교섭단위 분리, DS부문 위원회 구성, 근로자대표 지위 확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행노조는 1차 목표인 DX부문 내 조합원 과반 확보를 달성한 만큼 2차 목표인 4만명 달성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4만명을 달성하려면 1만3883명을 더 확보해야 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