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디바이스 및 로봇 위탁생산(EMS) 전문기업 인탑스(INTOPS)의 오너 2세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인탑스의 교환사채(EB) 발행 구조를 두고 주가조작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지 열흘 만이다.인탑스는 김근하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김현량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18일 공시했다. 김 전 대표는 창업주 김재경 회장의 장남으로, 인탑스의 오너 2세다. 회사 측은 이번 대표이사 변경에 대해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조직의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완수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인탑스는 대표이사 변경과 함께 자사주 소각 및 추가 취득 계획도 밝혔다. 회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73만5393주를 전량 소각하고, 추가로 1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기보유 자사주 약 175억원어치 소각과 13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취득을 포함해 총 305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최근 인탑스를 둘러싼 주가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인탑스의 교환사채(EB) 발행 구조와 관련해 “이런 것이 주가조작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은 공시 적절성과 불공정거래 여부 등에 대한 점검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것은 인탑스가 지난해 10월 발행한 130억원 규모의 EB다. 당시 EB에는 주가가 10거래일 연속 교환가액의 130%를 넘으면 회사가 투자자에게 0.1%의 이자만 지급하고 사채를 다시 회수할 수 있는 콜옵션이 포함됐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투자자가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는 구조여서, 시장에서는 주가 상승을 억제하는 유인이 작용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인탑스는 EB 발행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7개월간 한국거래소로부터 네 차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여기에 김 전 대표가 가족회사를 통해 주가가 눌린 것으로 의심되는 시기에 인탑스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