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각서는 총 14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난 주에 이란 메흐르통신이 초안을 입수했다면서 보도한 내용과 어제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내용, 이날 당국자가 공개한 내용은 모두 14개 항이고, 기본 골격은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그 안의 세부 내용을 살펴 보면 좀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가장 관심을 끄는 항목은, 60일 휴전 기간이 끝난 후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이란과 오만 등의 역할을 명시한 대목입니다. 정확하게 문장을 읽어보겠습니다. “이란은 기뢰 제거를 포함한 기술 및 군사 조치를 30일 이내에 완료한다” 그리고 “이란은 오만 술탄국 및 기타 페르시만 연안 국가들과의 대화에 참여하여 국제법 및 연안국의 주권적 권리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관리 및 해상 서비스를 정의할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란이 60일 동안 상업 선박의 안전 통항을 수수료 없이 “무상”으로 보장한다는 표현도 들어갔습니다. 블룸버그 초안에는 선박 통항을 30일 안에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지만, 최종안에는 무상이라는 말이 뚜렷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는 60일 이후에는 무상이 아닐 수 있다는 뜻으로도 들리는데요.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나 밴스 부통령 등은 영구적으로 무상으로 남도록 노력하겠다 정도의 입장입니다만, 이란 측은 통행료는 안 받더라도 서비스 비용은 받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란의 동결자산 해제에 관해서도 예상했던 것보다 더 분명한 표현이 적시되었습니다. 모든 동결되거나 제한된 이란 자금 및 자산을 완전히 이용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다만 이것은 합의 이행이 있어야만 접근할 수 있는 구조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이란 석유수출도 즉각 가능해집니다. 이것은 블룸버그 버전에서도 들어가 있었던 내용입니다만, 이란의 석유수출이 바로 가능해지고 또 관련 금융 보험 운송 서비스에 대한 제재 면제를 약속한 것은 사실상 이란이 정상국가로 즉각 복귀한다는 뜻이나 다름 없습니다. 특히 금융부분의 제재 면제는 이란이 거래 대금을 받는 어려움을 풀어주기 때문에, 이란에 대한 핵심 제재가 상당히 제거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역 파트너들과 조율하여 이란을 위해 최소 3,000억 미국 달러 규모의 확정적이고 상호 합의된 경제 발전 계획을 만든다는 내용도 있는데, 여기에도 이를 위해서 관련 금융거래 등에 관한 모든 규제를 풀어준다는 약속이 들어갔습니다.
또 블룸버그가 보도한 초안의 1조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종전”만 명시했지만, 낭독본에는 여기에 더해 “레바논의 영토보전과 주권을 보장한다”는 문구가 추가됐습니다. 이 부분은 이란이 막판에 이스라엘 공격을 받고 추가했다고 주장한 대목입니다.
반면에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관한 내용은 다소 부실하게 느껴집니다. 8번째 항목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취득하거나 개발하지 않을 것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것은 앞서 이미 이란이 그런 의지를 밝혔는데 한 번 더 밝힌다는 야깁니다. 이란 농축 우라늄 처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감시 하에서 현장에서 희석한다고 적었습니다. 또 협상에서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즉시 해결할 의도를 표명한다고 했습니다만, 이것이 전쟁 이전에 이란과 협상하던 내용이나 오바마 정부의 핵 합의 내용과 얼마나 다른지는 의문입니다.
워싱턴 분위기는 그야말로 폭발 직전입니다. 이것은 항복 문서라는 비판이 그렇지 않아도 나오고 있던 차에 기름을 부은 격인데요. 전쟁 전에 무료 통항이 가능하던 해협에 대한 이란 측의 관리를 인정한 점이라든가, 동결자산에 대한 해제, 대규모 재건기금의 조성, 석유수출 전면 해제 같은 내용이 너무 이란에 유리한 반면 이란이 약속을 지킬 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의회에서는 합의 내용을 의회에서 비준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뿐만 아니라 공화당 낸 강경파 의원들, 친 이스라엘 의원들도 이런 주장을 점점 더 거세게 하는 중입니다. 합의 내용이 차기 정권에서 뒤집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의회가 관련 내용을 살펴 보고 정식으로 비준해야 한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