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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짜리 2만원에 득템"…2030 동대문 도매상가에 바글바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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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짜리 2만원에 득템"…2030 동대문 도매상가에 바글바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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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오후 4시경 서울 동대문 신발 도매상가. 투명, 반투명, 빨간색 등 형형색색의 젤리슈즈가 가게마다 진열돼 있었다. 이곳에서 젤리슈즈를 고르고 신어보던 2030 여성들은 계산을 마치자마자 동대문 액세서리 부자재 상가로 향했다. 신발에 끼울 파츠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중장년층과 소매상인이 주 고객이던 동대문 신발 도매상가에 '젤리슈즈 꾸미기(젤꾸)' 열풍이 불면서 2030이 몰리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신발을 구하고, 곧바로 인근 부자재 상가에서 파츠까지 고를 수 있는 동대문만의 소비 동선이 주목받으면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신발 도매상가와 액세서리 부자재 상가를 잇는 이른바 '동대문 젤꾸 코스'가 요즘 인기다.


    "원래 40~70대 손님뿐이었는데…젊은 층 90% 늘어"
    46년간 신발 도매업을 해온 김종보 씨(64)는 최근 상가 풍경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2030이 도매상가에 많이 오는 건 일한 이후 처음"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젊은 친구들 비중이 두 배 정도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상인들에 따르면 신발 도매상가의 주 고객층은 그동안 소매상인이나 40~70대 중장년층이었다. 하지만 젤리슈즈 꾸미기 열풍이 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도매상가가 SNS에 소개되고, 신발과 파츠를 한 번에 구매하는 '동대문 젤꾸 코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2030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2030은 동대문 신발 도매상가를 찾는 이유 중 하나로 '가격'을 꼽았다. 기자가 경복궁 등에서 여는 주요 젤리슈즈 꾸미기 팝업스토어 판매가를 확인한 결과, 일부 브랜드 제품은 신발 가격만 5만원을 웃돌았다. 반면 동대문 신발 도매상가에서는 1만5000~2만원 선에 젤리슈즈를 구매할 수 있었다. 색상과 디자인도 30종 이상으로 다양했다.

    이날 동대문에서 젤리슈즈를 구매한 김혜영 씨(24)는 "젤리슈즈에 6~7만원을 쓰고 싶지 않았다"며 "오늘 예산을 2만2000원으로 정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전에 젤리슈즈가 유행할 때도 샀을 만큼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꾸미기까지 유행이라 가격도 저렴하고 파츠도 바로 골라 꾸밀 수 있는 동대문으로 왔다"고 했다.

    김씨와 함께 상가를 찾은 이수진 씨(23)는 "원래 젤리슈즈에 관심이 많지는 않은데 친구 따라왔다"며 "가격 부담도 없고 꾸미는 것도 재밌어 보여서 친구랑 놀러 왔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2030이 도매시장을 찾는 이유로 온라인 유통 환경 변화를 짚었다. 김씨는 "온라인 시장이 장악하면서 소매시장이 많이 죽었다"며 "젤리슈즈 꾸미기를 하려면 실제로 보고 사야 하는데 소매에서 젤리슈즈를 찾기 어려우니까 도매로 2030들이 오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신발 사고, 파츠 고르고…계속되는 '동대문' 꾸미기 코스
    액세서리 부자재 상가에서는 젤리슈즈를 들고 파츠를 고르는 2030 방문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젤리슈즈를 들고 파츠를 위에 대보면서 자신만의 디자인을 완성하는 데 열중했다. 액세서리 부자재 상가에는 볼펜·키캡·젤리슈즈 등을 꾸밀 수 있는 각종 파츠가 진열돼 있었다. 특정 품목은 바뀌어도 '꾸미기 소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해든 씨(26)는 볼펜에 이어 젤리슈즈 꾸미기를 위해 동대문 액세서리 부자재 상가를 찾았다. 이씨는"올해 초에 볼꾸(볼펜 꾸미기)를 하려고 여기 왔었다. 원래 만드는 거, 꾸미는 걸 좋아한다"며 "꾸미기 유행은 소재만 달라지고 계속되는 거 같다. 나만의 것을 만든다는 것도 있지만, 꾸미는 것 자체가 재밌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젤리슈즈보다 '꾸미기 소비'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MZ세대 사이 유행은 빠르게 바뀌는 특성을 보인다. 젤리슈즈 꾸미기 자체가 영구적이진 않을 것"이라며 "다꾸, 폰꾸, 볼꾸로 이어진 것처럼 다른 품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꾸미기 같은 참여형 소비는 물건을 만드는 데 관여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꾸미기 소비를 하려면 오프라인 공간이 중요하다"며 "온라인은 가격 중심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라면, 동대문은 저렴한 가격은 물론 비교·체험·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동대문 상권이 MZ세대의 커스터마이징 '성지'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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