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필립모리스가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든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로 국내 비연소 담배 시장을 키워온 필립모리스가 이번에는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를 앞세워 제품군을 넓히는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니코틴 파우치에 이어 액상형 기기까지 내놓으면서 성인 흡연자를 겨냥한 비연소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 브랜드 ‘비브(VEEV)’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출시 모델은 ‘비브 인프라임(VEEV inPRIME)’이다. 전용 액상 포드 ‘비비 인프라임(VEEBI inPRIME)’과 함께 판매된다.
비브 인프라임은 일회용 액상형 전자담배가 아니라 충전식 디바이스와 교체형 포드를 결합한 제품이다. 사용자가 액상을 직접 주입하는 오픈형 방식이 아니라 전용 포드를 장착하는 폐쇄형 구조를 채택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 같은 설계를 통해 임의 액상 혼합이나 변형 가능성을 줄이고, 일회용 제품과 차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술적으로는 인덕션 방식의 액상 가열 시스템을 적용했다. 필립모리스의 ‘어드밴스베이프 인덕션 시스템’은 액상을 비접촉 방식으로 가열해 흡입 때마다 일정한 풍미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액상이 부족할 경우 기기가 자동으로 알려주고 가열을 멈추는 액상 부족 감지 시스템도 탑재했다. 액상이 거의 남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탄 맛을 줄이기 위한 기능이다.
흡입할 때 기기가 미세하게 진동하는 반응형 진동 기능도 들어갔다. 흡입 반응뿐 아니라 충전 필요, 액상 부족 등 기기 상태를 진동으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전자담배 기기 사용 경험을 스마트 기기처럼 직관적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품 가격은 기기 기준 권장소비자가격 2만9000원이다. 출시 초기에는 프로모션을 통해 아이코스 직영 매장에서 1만원, 편의점에서 1만5000원에 판매된다. 할인 혜택은 아이코스 회원 1계정당 최대 2회로 제한된다. 기기 색상은 5가지다.
전용 액상 포드인 비비 인프라임은 2ml 포드 1개 기준 8000원이다. 포드당 약 1400회 흡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1회 사용 시간을 1초로 계산한 수치로, 실제 사용 가능 횟수는 개인의 흡입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내 출시 맛은 레드 웨이브, 퍼플 웨이브, 썬 웨이브, 가든 웨이브, 블루 후레쉬 등 5종이다.
판매는 단계적으로 시작된다. 비브 인프라임과 비비 인프라임은 오는 22일부터 전국 아이코스 직영 매장에서 사전 판매된다. 다음 달 2일부터는 전국 편의점 약 1만4000곳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공식 판매된다.
필립모리스가 비브를 국내에 들여온 것은 비연소 제품군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필립모리스는 그동안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해왔다. 하지만 전자담배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궐련형뿐 아니라 액상형, 니코틴 파우치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필립모리스 입장에서는 아이코스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확보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한동안 일회용 제품과 오픈형 기기를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하지만 일회용 제품은 청소년 접근성과 폐기물 문제, 오픈형 기기는 액상 변형 가능성 등이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필립모리스가 이번 신제품에서 폐쇄형 포드와 충전식 디바이스를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시장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액상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규제와 사회적 논란은 여전히 변수다. 전자담배 업계는 비연소 제품이 기존 궐련 담배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보건당국과 시민단체는 청소년 유입 가능성과 니코틴 의존 문제를 우려한다. 특히 과일향·멘솔향 등 다양한 향 제품은 비흡연자와 청소년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필립모리스가 ‘책임 있는 선택지’와 ‘성인 흡연자’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비브는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의 기준을 재정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성인 흡연자를 위한 책임 있는 선택지를 확대하고, 카테고리 전반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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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