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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엉뚱한 인재가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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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합형 인재’라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 스스로 접점을 찾아가는 힘입니다.”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장과 안지현 서울대 인문대학장은 지난 11일 서울대에서 이뤄진 공동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교육의 방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이 말하는 융합은 단순히 ‘인문학 교양 수업을 듣는 공대생’이나 ‘코딩을 배우는 인문대생’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기 전공 분야에서 깊이를 갖춘 학생이 다른 학문의 언어를 이해하고, 스스로 낯선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직업 양성소’에서 벗어나야
    안 학장은 대학이 ‘직업 양성소’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주 오래전에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함께 배우고 지식 체계도 통합돼 있었는데, 이제는 학과 간 칸막이가 높아지고 대학은 전문 기술을 배우는 ‘직업 양성소’가 됐다”고 했다. AI 시대를 맞아 이런 대학 교육은 위기를 맞았다. 안 학장이 “대학이 다시 통섭(統攝)과 통합적 지식 체계를 고민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문제는 인문학과 공학을 결합하는 ‘융합 교육’이 주입식으로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김 학장은 그런 의미에서 ‘자기 주도형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생이 자기 전공을 바탕으로 다른 학문과의 접점을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대는 인문대, 공대, 의대, 음대 학생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종합 대학이라는 점에서 자발적인 ‘융합 실험’이 이뤄지기에 최적의 장소라고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시각이 탄생한다는 게 김 학장의 생각이다. 그는 “서로의 차이를 넘나들며 새로운 인재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 공대와 인문대가 지난해 관악구와 함께 시작한 ‘인공서원’은 인재 생태계를 고등학생까지 넓히려는 시도다. 인공서원은 관악구 고교생을 대상으로 공대·인문대 학생들이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멘토링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역 교육 격차를 줄이는 사업인 동시에 인문대와 공대 학생 간 접점을 넓히는 기회가 된다.
    ◇‘위험 신호’ 감지하는 인문학
    AI 시대를 맞아 실용학문인 공학에 기초학문인 인문학을 결합하고자 하는 수요는 더 커지고 있다. 김 학장은 “AI가 인간의 판단에까지 영향을 주는 시대”라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우리가 인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가에 대한 사유가 꼭 필요한 단계”라고 했다. 안 학장은 “우리가 아는 AI 관련 SF 영화에서 유토피아로 끝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느냐”며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출 수는 없으니, 그 과정에서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고민하고 신호를 보내는 역할이 인문학의 몫”이라고 했다.

    두 학장은 최근 잇달아 연임에 성공했다. 두 사람은 새 임기에는 공통적으로 “학생이 스스로 배움의 방향을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안 학장은 인문대의 학사 구조를 더 유연하게 바꿀 예정이다. 그는 “학과 중심으로 운영돼 온 기존의 시스템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꿔 학생들이 인문대에 들어와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해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학장은 새 임기 동안 “엉뚱한 친구들을 키워보고 싶다”며“서울대 안에서 인문대뿐만 아니라 의대, 음대 등 다양한 단과대학과 접점을 찾고, 새로운 인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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