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자신의 음악을 무단으로 이민 정책 홍보 영상에 삽입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강한 불쾌감을 표출하며 사용 중단을 요구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란데는 백악관이 소셜미디어 틱톡 공식 계정에 올린 이민 정책 홍보 영상에 직접 불만 섞인 댓글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은 미국 연방 요원들이 이민자들을 단속하고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장면을 담고 있으며, 배경음악으로는 그란데가 2024년 발표한 인기곡 '바이(Bye)'가 흘러나온다.
이에 그란데는 "이 야만적이고 비인도적이며 극악무도한 터무니없는 짓거리와 관련해 제 음악을 절대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지적했다. 그란데의 측근 역시 가수의 매니지먼트 팀이 백악관 영상에서 해당 음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내릴 수 있는 법적·기술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그란데의 비판을 반박했다.
잭슨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하겠다"면서 "진정으로 야만적이고 비인도적이며 극악무도한 것은 무고한 미국 시민들을 다치게 하고 살해한 범죄 유입 불법 체류자들"이라고 받아쳤다.
대통령의 이민자 단속 정책은 미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공약 이행이며, 이를 홍보하는 영상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오히려 본질을 흐린다는 주장이다.
그란데가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하며 아카데미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던 그란데는 지난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트럼프 지지자들을 겨냥한 비판 글을 올리며 정치적 목소리를 내왔다.
당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한 이후 일반 국민들의 삶이 실제로 나아졌느냐고 반문하며 현 정권의 정책 기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두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백악관 공보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 과정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전달하기 위해 최신 대중음악을 삽입한 짧은 영상 콘텐츠를 빈번하게 제작·배포하는 중이다.
실제로 이번 이민 단속 영상 외에도 미군의 대이란 군사 작전 수행 장면이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 소식을 전하는 영상 등 정부의 강경한 대외·안보 정책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여러 유명 팝송들이 배경음악으로 무단 활용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대중문화계 아티스트들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저작권 및 정치적 이미지 도용'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