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카카오엔터 대표와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400억' 인수, 손해 여부 입증 안돼
앞서 검찰은 두 사람이 2020년 바람픽쳐스를 약 400억원에 인수하도록 공모해 카카오엔터에 319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또한 김 전 대표가 이 전 부문장으로부터 인수 청탁 대가로 12억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의 핵심 쟁점을 "바람픽쳐스 인수로 인해 카카오엔터에 실제 어떤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라고 봤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적정 기업가치와 실제 인수가격의 차액이 구체적으로 산정돼야 하는데, 검찰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바람픽쳐스의 적정 가격을 객관적으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김 전 대표가 지급한 인수가격인 400억원이 실제 기업가치를 유의미하게 초과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영상 전략에 해당
카카오엔터의 사업 확장 전략도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당시 카카오M(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 음악·영상·매니지먼트 사업을 아우르는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었고, 유명 작가와 제작사를 확보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 있었다고 봤다.재판부는 이러한 경영 환경을 고려하면 바람픽쳐스 인수가 경영상 판단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예비적으로 주장한 업무상 배임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이 존재하려면 이 전 부문장이 자신의 특수관계 사실을 숨긴 채 공정한 절차 없이 인수를 추진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품 수수와 인수 결정 사이의 대가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이를 부정한 청탁으로 볼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전 부문장은 바람픽쳐스 관련 회사 자금 10억50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가 인정돼 1심과 같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