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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재선거' 수칙…잠실 개표소 앞 돌아온 '부정선거' 구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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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재선거' 수칙…잠실 개표소 앞 돌아온 '부정선거' 구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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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선거'만 외치기, '태극기'만 흔들기를 강조하던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달라졌다.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는 "부정선거, 재선거"라는 구호가 쉼 없이 들렸다. 시위가 부정선거 주장으로 확장되는 것을 경계하던 참여자들의 자율 수칙은 보이지 않았다. 시위 장소 곳곳에는 "부정선거 외쳐도 됨",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 조심"이라 적힌 종이 팻말이 붙어 있었다. 주말 동안 현장에 걸려있던 구호·국기 관련 수칙은 찢어져 있거나, 철거돼 있었다.

    사라진 '재선거만' 원칙
    8일 잠실 개표소 앞 시위에는 2030은 물론, 성조기를 든 5060 등 여러 연령대의 참여자들이 섞여 있었다. 앞서 사흘간 진행됐던 시위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만 해도 시위 참여자들은 성조기를 흔들려는 참여자를 만류했다.


    시위 초점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만 맞추려는 취지였다. 실제로 주말 현장 곳곳에는 6가지의 수칙이 적힌 대자보가 걸려 있었다. 가장 먼저 적힌 내용은 '재선거, 참정권 침해, 애국가만 외치기'였다. 대자보에는 첫 번째 수칙 아래에 "하나의 목소리로 뭉쳐야 합니다. 다른 의견, 구호는 잠시 멈춰주세요"라는 설명이 적혀있었다. 두 번째 수칙은 '태극기만 흔들기'였다. 수칙 아래에는 "다른 나라의 국기를 흔드는 것은 언론과 대중에게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현장에는 해당 수칙을 찾아볼 수 없었다. 종이를 떼어내거나 찢어낸 흔적만 남아 있었다. 대신 평화 지키기, 각자의 위치에서 함께 하기, 다치지 않기, 선동하거나 선동당하지 않기 등 3~6번 수칙만 남아 있었다.




    시위 참여자들은 지난 7일 오후부터 분위기가 변했다고 입을 모았다. '재선거'만 적은 종이 팻말을 들고 있던 박모씨(33·여성)은 "토요일에 왔을 때는 재선거만 외쳤다. 지금 들고 있는 것도 토요일에 제가 만들었던 것"이라며 "일요일에 구호와 관련해 싸움이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주최 측이 없다 보니 사람들이 다 같이 의견을 맞춰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위 참여자들에 의하면 지난 7일 오후 당시 부정선거 구호를 외치자는 참여자와 반대하는 참여자 간 갈등이 이어져 부정선거 구호를 외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2030은 '부정선거'를 외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우성아파트 경로당 앞 시위 때부터 참여했다는 강모씨 자매(24·21)는 "그간 재선거만 외쳤던 건 참정권이 훼손된 것에 대해 말하는 시민집회가 다른 의미로 왜곡될 수 있어서였던 걸로 안다"며 "재선거만 외치는 것보다 원래 문제 시작점이었던 부정선거를 얘기하는 게 더 낫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부정선거를 함께 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가방 뒤져봐"…격양된 시위 분위기

    잠실 개표소 앞 시위는 나흘 차에 접어들면서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개표소인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5 출입구에는 오전 10시경 태극마크 선수복을 입은 핸드볼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 선수 6명이 훈련 용품을 갖고 나오기 위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시위 참여자들은 "뭔데 들어가느냐", "다른 공으로 훈련하라"라며 경계했다.

    이에 핸드볼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 감독은 "2주 뒤 국가대표 국제 경기가 있다. 문제는 연맹에서 지정된 공이 있어 그 공으로만 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핸드볼은 손으로 하는 경기인 만큼 공의 촉감, 형태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 현재 다른 공으로 훈련할 수 없어 선수 18명이 슛 연습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고 시위 참여자들에게 애원하듯 설명했다. 다만 참여자들은 감독의 설명에 납득하기보다 반발하거나 경기장 출입을 경계하며 주변을 지켰다.




    선수들이 공, 신발, 기구 등을 들고나오자 시위 참여자들은 "가방을 검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여러 명이 선수들에게 몰렸다. 한 참여자는 선수 어깨에 메인 가방을 받아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어 가방 지퍼를 열어 내부 물품을 확인한 뒤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자 선수들을 보냈다.
    주말보다 2030 비중 줄어들어

    재선거만 외치기 등 자율 수칙이 유지되던 주말과 비교해 이날 현장에서는 구호와 참가자 구성 모두 변화한 모습이었다. 주말에는 2030이 시위의 중심축으로 꼽혔지만, 이날은 연령대 분포가 보다 다양해졌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7분 기준 올림픽공원 내 연령대별 비중은 20대 15%, 30대 18.1%로 총 33.1%를 차지했다. 40대 21.4%, 50대 16.5%, 60대 24.3%를 기록했다. 주말에는 20대 30% 안팎으로 최다 연령층을 차지했으나, 이날은 60대가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인원 규모도 줄었다. 이날 오전 11시35분 잠실 개표소 앞 일대는 경찰 비공식 추산 1600여명이 모였다. 이날 자정 기준 8000여명이 밀집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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