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집값 양극화가 4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 가구가 서울 상위 20% 주택을 사려면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12년 넘게 모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소득 1분위 가구의 5분위 주택 PIR은 112.7을 기록했다. 2021년 12월 113.7 이후 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PIR은 주택 가격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주택 구입 부담과 시장 양극화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PIR이 112.7이라는 것은 소득 하위 20% 가구가 연소득을 전혀 쓰지 않고 112.7년을 모아야 서울 상위 20% 주택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서민층의 주거 부담은 중저가 주택에서도 커지고 있다. 소득 1분위 가구가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20% 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는 데도 8.7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8.0년보다 부담이 더 커졌다.
중산층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3월 소득 3분위 가구의 3분위 주택 PIR은 10.5로 지난해 12월 10.3보다 높아졌다. 같은 기간 중산층이 중간 가격대 주택을 사는 데 필요한 소득 대비 부담도 증가한 셈이다.
반면 고소득층의 부담은 오히려 완화됐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5분위 주택 구입 PIR은 17.0으로 지난해 말 18.1보다 낮아졌다.
서울 주택 가격 격차도 컸다. 3월 말 기준 서울 1분위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5억1163만원이었다. 3분위 주택은 12억157만원, 5분위 주택은 34억6065만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와 상급지 쏠림 현상이 맞물리며 자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본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민·중산층은 서울 외곽 중저가 주택 매수조차 어려워진 반면, 현금 동원력이 있는 자산가들은 강남권 등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대차 시장 부담도 커지고 있다. 매매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무주택 수요가 전월세 시장에 머물면서 서울 전세 PIR도 43.9까지 상승했다. 이는 41개월 만의 최고치다. 전셋값 상승은 서민 가구의 가처분소득을 줄여 자산 형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다시 매매시장 진입을 막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