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비롯한 T1 선수단을 만났다. 황 CEO는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열기와 e스포츠 관전 문화를 언급하며 "한국은 e스포츠가 처음 시작된 곳"이라고 말했다. 이상혁 선수에게는 자신의 사인이 담긴 '지포스 RTX 5090'을 선물했다.
황 CEO는 5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 인근 T1 PC방을 찾았다. 이날 방문은 한국 e스포츠를 대표하는 T1 선수단과의 만남을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e스포츠 팬들도 모여 황 CEO와 선수단의 만남을 지켜봤고, 황 CEO는 팬들과 악수하고 기념 촬영에도 응했다.
그는 처음 한국을 찾았을 당시 스타크래프트 열기를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황 CEO는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스타크래프트가 대표적 게임이었다"며 "사람들이 TV로 다른 사람이 게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처음 본 곳도 한국이었다"고 떠올렸다.
한국이 e스포츠 관전 문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내놨다. 황 CEO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를 잘했고,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며 "여러분은 e스포츠 관전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제 마음 속에 매우 가까운 나라"라고 말했다.
한국 게이머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인연도 언급했다. 황 CEO는 한국 게이머들이 고성능 GPU를 선택하며 엔비디아와 인연을 맺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황 CEO는 이상혁 선수와 대화를 나눈 뒤 자신의 사인이 담긴 지포스 RTX 5090을 선물했다. 선물을 건네면서는 "백만달러짜리"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현장 팬들을 대상으로 즉석 경품 이벤트도 진행했다. 황 CEO는 직접 서명한 경품을 소개하며 "전 세계에 하나뿐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경품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도 포함됐다. 황 CEO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특별한 선물"이라며 가을 출시 이후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현장 진행자는 당첨자가 카드를 가져오면 출시 이후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황 CEO는 PC의 변화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40년 전 제 경력이 시작됐고, 그 무렵 PC 혁명도 시작됐다"며 "윈도우 95가 출시된 이후 오늘날 우리가 쓰는 PC 아키텍처는 기본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3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이제 PC를 다시 발명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며 "오늘날 PC는 소프트웨어, 디자인, 창작 등 매우 복잡한 작업에 쓰이고 있고 GPU와 CPU, 소프트웨어 스택도 모두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AI 시대의 PC에 대한 구상도 내놨다. 황 CEO는 "AI 혁명이 시작되고 AI가 PC에 통합될 것이라고 봤다"며 "앞으로 40년 동안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컴퓨터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 아키텍처가 AI 시대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행사 뒤 취재진과 만난 이상혁 선수는 "젠슨 황 CEO와 함께한 시간이 굉장히 유의미했다"며 "게이머들에게 그래픽카드는 굉장히 중요한데, 프로게이머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를 많이 나누지는 못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고 했다.
황 CEO는 이번 방한 기간 국내 주요 기업과 게임·AI 업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앞서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그는 한국 내 연구개발(R&D)센터 채용을 이미 시작했다고 밝히고, 삼성전자·SK·현대차그룹·LG·네이버 등과 미팅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