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박과 상추, 오이 등 밥상에 자주 오르는 채소류 가격이 한 주 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전체 농산물 가격지수는 하락했지만 일부 신선채소 가격이 뛰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거래 상위 22개 농산물 가운데 11개 품목의 가격이 1주일 전보다 올랐다.
전주 대비 상승폭이 가장 큰 품목은 호박이었다. 호박은 kg당 1700원으로 1주일 전보다 24.8% 상승했다. 주요 생산지는 경남 진주시로 전체 생산 비중의 17.8%를 차지했다. 이어 충북 청주시 7.8%, 수입산 6.6%, 강원 홍천군 5.3%, 경남 의령군 4.4% 순이었다.
상추도 1주일 전보다 22.3% 오른 kg당 3425원을 기록했다. 양상추는 kg당 1328원으로 13.6%, 오이는 kg당 1478원으로 10.3% 상승했다. 포도는 kg당 7125원으로 9.2% 올랐다. 최근 기온 변화와 산지 출하량 변동이 일부 품목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포도 가격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포도는 1년 전보다 39.1% 오른 kg당 7125원을 기록했다. 상추는 37.6%, 대파는 29.4%, 무는 21.6%, 풋고추는 17.5% 상승했다. 과일과 채소류 일부 품목은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대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호박과 상추, 오이 가격이 오른 것은 최근 기상 변화와 산지 출하량 변동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월 중순 이후 저온과 비가 이어지며 일부 산지의 생육과 수확 작업이 지연됐고, 6월 들어 기온이 오르면서 쌈채소와 오이 등 여름철 소비가 늘었다. 공급은 일시적으로 줄었는데 수요가 늘면서 단기 가격이 뛴 셈이다. 농민신문도 최근 오이 가격에 대해 기온 상승에 따른 수요 증가로 강보합 흐름을 전망했다.
다만 전체 농산물 가격 흐름은 다소 안정됐다.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는 113.6으로 전주보다 2.4% 하락했다. 거래 비중이 큰 일부 품목 가격이 내려가며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지만, 소비 빈도가 높은 채소류는 오름세를 보이며 체감 물가와 지표 간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가격은 품목별로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전체 지수만 보면 안정세지만 호박, 상추, 오이처럼 식탁에 자주 오르는 품목은 단기 수급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 장마와 폭염 등 여름철 기상 변수에 따라 신선채소 가격은 당분간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권 기자의 장바구니는 기자가 직접 담은 현장 체감 물가와 식품·유통 트렌드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을 오가며 실제 장바구니에 담긴 가격 변화를 추적하고, 신제품 출시와 소비 흐름까지 함께 짚습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