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직장인들이 아시아태평양 주요국 가운데 연차를 비교적 적극적으로 쓰는 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여받은 연차를 모두 소진한 근로자 비율은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실제 사용일수도 상위권에 들었다.
글로벌 급여·HR 관리 플랫폼 딜은 4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17개국의 연차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호주, 인도, 싱가포르, 일본, 한국, 홍콩 등 주요 아태 지역 17개국의 지난해 실제 근로계약 데이터 약 4700건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한국에서 부여된 연차를 모두 사용한 근로자 비율은 53.3%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17개국 가운데 2위다. 1위는 싱가포르로 전체 소진율이 57.2%를 나타냈다. 말레이시아는 50.8%, 홍콩은 42.9%였고 일본은 35.9%로 뒤를 이었다.
연차 사용일수 기준으로도 한국은 상위권에 올랐다. 중위 연차 사용일수는 싱가포르가 19일로 가장 많았다. 홍콩은 16.5일, 말레이시아는 15.5일을 기록했다. 한국은 15일로 4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연차 수가 18일이었지만 실제 사용일수는 이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휴가 사용 문화가 비교적 활발한 국가로 나타난 셈이다.
반면, 인도는 연차를 충분히 부여됐지만 실제 사용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의 중위 연차 사용일수는 12일, 연차 전체 소진율은 17.2%에 불과했다. 중위 연차 부여 일수가 18일인 것에 비해 사용일수가 낮았다.
휴가 제도에 따라 사용일수가 달라지는 경향도 포착됐다. 유연 휴가 제도를 도입한 기업에선 직원들이 실제로 더 많은 연차를 쓰는 흐름이 확인됐다. 싱가포르,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등 유연 휴가 제도를 쓰는 대다수 국가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예외였다. 조사 대상 17개국 중 유일하게 고정 휴가 근로자의 중위 사용일수가 유연 휴가 근로자보다 1.5일 더 높았다.
휴가를 쓰는 방식도 국가별로 차이가 컸다. 호주는 전체 휴가 중 16일 이상 장기 휴가 비중이 2.9%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장기간 쉬는 문화가 상대적으로 짙게 나타났다. 반대로 인도·일본은 짧게 끊어 쉬는 경향이 강했다. 1~2일짜리 단기 휴가 비중은 인도가 48.4%, 일본이 41.2%였다.
로렌 토마스 딜 경제연구 총괄은 "같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라도 휴가 문화는 국가마다 차이가 뚜렷하다"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의 문화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