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르면 4일 저녁 한국에 들어와 나흘간 국내 산업계와 학계를 폭넓게 만날 것으로 보인다. 방한 기간 주요 그룹 총수들과 회동하고 게임업계, AI·로봇 스타트업, 대학 연구진 및 학생들과 접점을 넓히는 일정이 추진되고 있다.
4일 재계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르면 이날 밤 입국해 5일부터 국내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초반에는 핵심 사업 파트너들과 만나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협력 의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5일 저녁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음식점에서 추진되는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의 회동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황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서울 강남 치킨집에서 만나 화제를 모은 '깐부 회동'에 이어 이번에는 '삼겹살 회동'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 자리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봇, 피지컬 AI 등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 기업인 만큼 메모리, 자동차, 통신, 플랫폼 기업들과의 협력 방향이 방한 일정 전반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황 CEO는 7일 서울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과 AI 분야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0월 황 CEO 방한 당시 서울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아이온 2'와 '신더시티'를 출품했고, 독일 게임스컴 기간 엔비디아 PC 게이밍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엔비디아와 게임 분야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방한 마지막 날로 예상되는 8일에는 AI·로봇 생태계와의 접점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AI·로봇 스타트업 대표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 대상으로는 업스테이지, 노타, 베슬AI 등 주요 AI 스타트업과 로봇 스타트업들이 거론된다.
학계와의 교류 일정도 조율되고 있다. 황 CEO는 같은 날 서울대 AI연구원과 로보틱스 연구소 방문을 서울대 측과 협의 중이며, 연구기관 방문과 별도로 서울대 학생들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AI 인재와 연구 현장을 직접 살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기업 방문 일정도 추진된다. 황 CEO는 피지컬 AI 협력을 주요 의제로 LG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 사옥을 찾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업계에서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와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방문 가능성이 거론된다. LG에서는 LG전자,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 AI연구원 등 주요 계열사가 배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성남에 있는 네이버 제2사옥 1784 방문도 유력한 일정으로 꼽힌다. 네이버 1784는 로봇,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5G 특화망 등 네이버의 미래 기술이 집약된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방문이 성사되면 네이버와 엔비디아 간 AI 인프라, 로봇, 데이터센터 협력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와 학계 일정 외에 대중과 만나는 행보도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주말 tvN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 홈경기에서는 시구자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일정을 마친 뒤에는 8일 늦은 오후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