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가 일시 중단된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잠일초에 있는 제6투표소는 3일 오후 극심한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오후 6시30분께 학교 내부로 80여명이 몰리며 출입 인원과 퇴장 인원이 뒤엉켰고, 현장 통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투표 절차가 혼선을 빚으면서 시민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선거인 명부 등재번호 확인 없이 투표용지가 배부된 사례가 나오자 한 50대 남성은 선거관리원을 향해 “뭐하는 거냐”, “왜 이걸 준 거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유권자 수 정해져있는데 도저히 이해 못해”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이날 서울 동남권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지방선거 투표가 일시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송파구 일대 투표소들에서는 한때 유권자 100여명 가까이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는 혼란이 빚어졌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추가 투표용지를 긴급 공급하며 현장 수습에 나섰지만 부실 관리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시내 10여곳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유권자 투표 중단 사태가 빚어졌다. 오후 1시부터 잠실2동6투표소 등지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 마감시간인 오후 6시가 넘도록 대기가 이어졌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아예 투표가 진행되지 않았다. 잠실2동 6투표소뿐 아니라 가락2동 3투표소를 비롯해 송파구 내 투표소 최소 8곳에서 동일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잠실 엘스아파트 입주민인 50대 여성 A씨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남편은 오후 4시30분부터, 나는 5시 넘어서부터 기다렸다”며 “유권자 수가 정해져 있는데 투표용지가 없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 관리 미숙…“출입·이동 동선 혼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현장 운영이 전반적으로 미숙했다는 지적이다. 직장인 김숙현씨(50)는 “안에서 진행하는 사람들 교육이 제대로 안 된 것 같았다”며 “선거인 명부 대조필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잠일초 투표소에서 만난 대학생 문희정씨(22)는 “정문에서는 그냥 들여보내고 후문에서는 막더니, 또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가 지금은 다시 안에서 대기하게 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 투표소는 대기표라도 준다고 들었는데 여기는 아무 설명 없이 무작정 기다리라고만 한다”고 토로했다.
출구조사 보고 투표하는 기현상 발생
해당 지역 유권자들은 출구조사 결과를 접한 뒤 투표에 참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에 실제 투표자 기반의 출구조사 결과가 먼저 확산되면서 선거 공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6일 전부터 투표 종료 시까지 여론조사 결과 공표·보도를 금지하고 있다. 특정 후보 우세 흐름이 공개될 경우 앞선 후보에게 표가 몰리는 ‘밴드왜건 효과’나 열세 후보 동정론인 ‘언더독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장에서 만난 서정욱씨(58)는 “구청 직원이 오후 1시부터 이미 투표용지가 부족할 것 같다고 판단해 추가 용지를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21세기 상위 10개국에 속하는 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임민규/최영총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