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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못해본 경험"…한국 선거에 놀란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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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못해본 경험"…한국 선거에 놀란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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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출신인 로만 페트로프 씨(36)는 생애 처음으로 한국에서 지방선거 투표에 참여했다. 13년째 한국에 거주 중인 그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초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참정권을 행사했다. 그는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나 처음 투표하게 됐다”며 “본국에서는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자유민주주의 선거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권자 15만 명…사상 최대
    제9회 지방선거가 치러진 3일 서울 대림·이태원, 경기 안산 등 외국인 밀집 지역 투표소에는 생애 처음 투표에 참여한 외국인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외국인 유권자는 총 15만1532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12만7623명보다 2만3909명(18.7%) 증가했다. 외국인 유권자는 처음 투표권이 부여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 당시 6726명에 불과했는데 2010년 1만2878명, 2014년 4만8428명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총선거인 대비 외국인 비율도 2022년 0.29%에서 이번에 0.34%로 높아지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만 18세 이상 외국인은 영주(F-5) 비자를 취득한 뒤 3년이 지나면 지방선거 투표권을 갖는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는 참여할 수 없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선거에는 투표할 수 있다.
    ◇“한국에서 투표해 자부심 느껴”
    구로2동에 있는 제1투표소는 이날 방문한 선거인 가운데 5~10%가 외국인으로 추산됐다. 오전에만 30명 넘는 외국인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았다. 구로2동은 구로구 내에서도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안산 다문화거리 중심에 있는 원곡동 용신평생교육원 투표소에는 1시간 동안 외국인 유권자 10여 명이 방문해 투표를 마친 뒤 돌아갔다. 캄보디아 출신인 젠씨(37)는 “아는 언니가 영주권을 취득하면 투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서 왔다”며 “평소 정치에 관심이 있어 외국인 친화 정책에 관심이 많은 정당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 유권자들은 한국에서 처음 선거권을 행사한 것에 남다른 소회를 드러냈다. 영주권자인 지린성 출신 이병수 씨(58)는 “중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투표를 한국에서 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2015년 영주권을 취득한 중국 출신 이산호 씨(53)는 “중국에서는 인민대표를 뽑고 그 대표가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구조인데 한국은 교육감까지 직접 손으로 뽑는다는 점이 색달랐다”고 말했다.
    ◇외국어 안내 부족…발길 돌리기도
    외국인 유권자들은 투표소에 외국어 안내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구로2동, 안산 원곡동 투표소 내부에는 중국어를 포함한 별도 외국어 안내문이 보이지 않았다. 구로2동에 거주하는 중국 옌볜 출신 귀화자 김모씨는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익숙한데 별도 안내가 없어 투표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투표권 자격 기준을 제대로 알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구로2동 제1투표소 관계자는 “뉴스를 보고 왔다가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나지 않아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간 외국인이 10명 정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외국어 공보물을 배포한 후보를 찾기 어려웠다. 외국어 공보물이 의무가 아니라 자율 사항이다 보니 대부분은 한국어 공보물만 배포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 유권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선거 정보 제공 체계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동에서 만난 조지아 출신의 오타르 베르지아니 씨(48)는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실제로 투표까지 하는 외국인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온라인으로 후보 정보를 찾아보고 투표했지만 영어 공보물이 따로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진영기/김영리 기자/안산=임민규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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