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호황의 온기는 일본에도 퍼졌다. 반도체 관련 기업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 힘입어 어제 도쿄증시에서 키옥시아 시가총액이 장중 도요타자동차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키옥시아 시총은 도쿄증시 159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AI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한 낸드플래시 수요가 폭증하면서 1년 만에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최근 갑작스러운 반도체 초호황을 맞이한 한국과 일본의 모습은 너무나 대조된다. 자국 반도체산업 몰락의 이유를 곱씹으며 복귀를 모색하던 일본 정부와 산업계는 AI발 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이다.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n% 성과급’을 앞세워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 나눠 먹기에 정신이 없다. 정부도 ‘사회연대임금’을 거론하며 대기업이 하청·협력업체 근로자 성과도 보상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호황기에 번 돈으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반도체업계의 당연한 생존 문법이다. 국내 반도체업체가 대만 TSMC에 비해 파운드리 경쟁력이 크게 뒤처졌고, 산업 생태계도 부실하다는 호된 지적을 받은 게 불과 1년 전이다. 지금은 과연 얼마나 달라졌나. 당장의 실적 호황에 취해서는 곤란하다. K반도체에 자만할 여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