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논란이 겹치면서 알트코인 시장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전체가 본격적으로 반등했다기보다는, 일부 종목에만 단기 자금이 몰리는 흐름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싸졌다고 무작정 사기보다는, 개별 코인의 이슈와 거래량을 따져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3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지난달 말 기준 1주일간 약 5% 하락해 298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해외 거래소 기준으로도 2000달러 안팎까지 밀리며 주요 지지선을 시험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솔라나와 엑스알피(XRP·옛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알트코인 시장 전반은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매도 압력이 우세한 상황이다. 알렉스 쿠프치케비치 에프엑스프로 수석애널리스트는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4400억달러까지 밀리며 최근 수주간 유지해온 주요 지지선을 이탈했고, 추가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는 부담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더리움도 심리적 지지선인 2000달러를 일시적으로 밑돌며 지난 4월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 내부에서는 일부 중형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선별적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암호화폐 리서치 업체 10x리서치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부진 속에서도 니어프로토콜, 월드, 스텔라 등 일부 종목은 일주일간 30~50% 상승했다”며 “시장 전체 흐름과 별개로 종목별 이슈에 따른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도 “투자심리 악화에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등 상위 5개 종목을 제외한 알트코인 거래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종목에서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지속성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알트코인벡터는 “5월 초 단기 고점을 기록했던 비트코인 도미넌스(시장 지배력)가 낮아지면서 시장 자금이 일부 알트코인으로 분산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 순환매가 나타나더라도 지속 가능성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며 “당분간 알트코인 저가 매수 전략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임시 휴전 연장 기대와 유가 하락은 글로벌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같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는 중동 관련 소식보다 클래리티법 등 미국 규제 방향성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수요 회복 여부를 더 주시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한 클래리티법은 정치권 이견이 남아 있어 연내 최종 입법 기대는 제한적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미국 중간선거 해에 반복됐던 약세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가 벤자민 코웬은 “암호화폐 시장은 미국 중간선거 해 상반기에 반복적으로 약세를 보여왔으며, 현재 흐름도 2014년·2018년·2022년의 약세 구간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반기에는 일시적 저가 매수 기회처럼 보이는 구간도 약세장 속 되돌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