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하루 새 70조원가량 증가해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 운영사)를 제치고 글로벌 10위에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출렁이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호황 장기화 기대가 유지되며 주가가 더 상승했다. 경쟁 심화 우려로 주가가 급락한 9위 테슬라와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30% 상승한 36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7만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도 새로 썼다. 삼성전자우는 1.09% 올라 23만15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의 합산 시총은 2293조33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2224조942억원에서 69조2381억원 불어났다.
글로벌 기업 시총을 달러로 환산해 비교하는 컴패니스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이날 시총은 1조5600억달러로 글로벌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총 톱10에 든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플랫폼스가 전날 미국 증시에서 5.07% 하락해 시총이 1조5240억달러로 감소하면서 역전했다. 장중 한때 테슬라(1조5610억달러)를 제치고 9위까지 올랐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8900을 넘어선 뒤 8500으로 떨어지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강한 투자심리는 유지됐다.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조8353억원어치, 기관투자가는 1조1048억원어치 더 담았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을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호황’으로 평가하며 ‘메모리 반도체 정점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골드만삭스는 “D램·낸드·고대역폭메모리(HBM)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올해 374조원, 내년 530조원, 2028년 610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삼성전자 상승세에 힘입어 한국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인도를 추월해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대만에 이어 글로벌 6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여전히 저평가 월가선 "85만원 간다"
SK증권, 목표가 61만원 제시…주가 주춤한 테슬라 턱밑 추격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도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목표주가로 50만~60만원대를 제시하는 증권사가 늘어나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85만전자’를 예상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SK증권, 목표가 61만원 제시…주가 주춤한 테슬라 턱밑 추격
2일 대신증권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56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내놓은 45만원에서 11만원 높여 잡았다. 메모리 반도체 관련 이익이 늘고 있고, 파운드리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일 SK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61만원으로 제시했고, 한국투자증권(57만원), 미래에셋증권·신한투자증권(각각 55만원) 등도 눈높이를 높였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시장 진입 본격화와 파운드리 수주 확대 등을 고려하면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투자사 서스쿼해나의 메흐디 호세이니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5만원으로 제시했다. 주가가 85만원까지 오르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000조원, 3조달러대에 진입하게 된다. 현재 삼성전자보다 시총이 큰 기업 중 아마존(2조8100억달러), TSMC(2조2590억달러) 등을 제치고 글로벌 톱5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상향에는 반도체 호황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방법이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 주가수익비율(PER)로 바뀌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반도체 업종은 그간 사이클이 강하게 나타나 이익보다 순자산을 기준으로 가치평가를 해왔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이 산업 생태계 자체를 바꾸면서 사이클에 따라 이익이 변동하기보다 구조적 호황이 지속된다는 전망이 강해졌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조만간 9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9위인 테슬라 주가가 간밤 4.57% 급락해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10억달러 수준으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픈AI가 로봇 전담 부서를 출범했다고 밝히면서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테슬라의 경쟁자로 떠오르자 테슬라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스페이스X 상장 등은 변수로 여겨진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