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자판 없는 키보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타자를 치는 대신 인공지능(AI)과 대화해 컴퓨터에 지시를 내리는 구조다.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 등에서 인기를 끄는 ‘아하키 X1’(사진)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일반 자판이 없고 버튼 4개와 마이크 등만 달려 있다. 버튼 4개는 각각 음성 지시 시작과 승인, 취소 등만 담당한다. 회의 메모 정리와 이메일 작성, 코드 생성, 보고서 초안 작성 등을 음성으로만 명령하고 이를 클로드, 딥시크 등 AI 에이전트가 실행하는 구조다. 가격은 269위안(약 6만원) 정도다.
중국에서는 장시간 문서 작성 및 코딩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개발자와 변호사, 콘텐츠 제작자 사이에서 이 키보드 사용이 늘고 있다. 프로그램 개발자가 “사용자 등록 화면을 만들고 기존 사용자환경(UI)과 맞춰달라”고 말하면 AI가 코드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키보드를 개발한 업체 관계자는 중국 매체 경제관찰보에 “타자를 칠 필요가 없다는 점보다 생각을 말로 하면 AI가 이를 구조화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계도 있다. 개방형 사무실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AI에 말을 걸면 업무 공간이 시끄러워질 수 있다. 업무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유출되거나 큰 목소리가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중국 최초 AI 음성 인식 기술을 개발한 아이플라이텍이 회의실, 전시장 등 복잡한 환경에서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개선을 시도 중이다.
또 데이터 보안 문제가 있다. 사용자의 말과 회의 내용, 이메일 초안, 코드 논리 등 민감한 정보가 음성으로 컴퓨터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용 음성 AI 도구는 기술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저장 방식, 보안 정책, 개인정보 처리까지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 입력 장치가 완전히 기존 키보드와 마우스를 대체하기보다 AI 활용성을 높이는 업무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