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는 이재명 정부에 반도체 클러스터 수도권 배제 시행령안 철회를 촉구했다.양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김선교·송석준 의원, 김경희 이천시장 후보, 허원 이천시 도의원 후보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언론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에 경기도 등 수도권 배제 시행령(안)을 지방선거가 끝나면 강행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며 "지난 5월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수도권 배제 및 지원 홀대 시행령안을 만들어 공문으로 돌려 경기도민들께 거센 비판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보도라 더욱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부와 추미애 후보는 뭐라고 했냐"며 "산업통상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고, 추 후보는 경기도 반도체 벨트를 세계 최고의 반도체 클러스터로 완성할 것이라고 반박성 공약까지 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선거가 끝나기를 기다려 반도체 클러스터 수도권 배제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1375만 경기도민들을 철저히 우롱하고 무시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며 "경기도민들이 그렇게 우스운가"라고 비판했다.
양 후보는 "용인·평택·이천·화성·수원·안성 등 경기 남부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얄팍한 표 계산에 눈이 멀어 이미 완성된 세계 최대 반도체 생태계를 배제하려고 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해행위"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중국·일본·대만 등 글로벌 경쟁국들은 이미 구축된 반도체 집적지를 중심으로 인프라와 공급망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며 "이런 세계적 흐름을 거스르고, 세계적 반도체 생산 집적지인 경기도 등 수도권을 반도체 정책에서 제외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을 말살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 그 자체"라며 "처음에도 우물쭈물하더니 경기도민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그런 사실 없다고 잡아떼고, 경기도 메가 클러스터 운운하면서 유화술까지 펼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 표리부동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 양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정부와 민주당에 5가지 공식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는 △반도체 클러스터 수도권 지정 배제 즉각 철회 △시행령안 강행이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힐 것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및 수도권 지역구 후보자들의 수도권 배제 반대 입장 표명과 공동투쟁 선언 △기존 반도체 생산거점에 대한 국가전략산업 차원의 규제특례제도 적용 △시행령에 경기도 스마트 반도체 벨트 지방자치단체와 산업 현장 의견 반영 등이다.
한편 최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 11일 산업통상부로부터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한 의견조회 요청을 받았다. 해당 시행령안 제15조 제1항은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신청 시 갖춰야 할 요건으로 국토 균형 발전 및 지역 간 산업 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 수도권 외의 지역일 것, 그 밖에 산업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기준을 충족할 것 등을 규정했다.
이 중 경기도는 '수도권 외의 지역일 것'이라는 조항이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제정된 반도체 특별법 취지와 맞지 않고, 기업 활동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정부에 공식 반대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