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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M&A 가뭄에…한투, 해외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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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인수합병(M&A) 가뭄으로 인수금융 시장이 ‘보릿고개’ 시기를 맞은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글로벌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국 칼라일이 세계 최대 화학회사 독일 바스프의 도료·코팅 사업부를 약 13조원(77억유로)에 인수하는 거래에서 한투는 인수금융 주관사를 맡았다. 해외에서 투자은행(IB) 성과를 강조해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의 뚝심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금융이란 인수에 필요한 자금 대여를 뜻한다.
    ◇골드만·메릴린치 등과 어깨 나란히
    1일 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칼라일이 바스프의 도료·코팅 사업부를 인수하는 거래에서 글로벌 인수금융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골드만삭스, BoA메릴린치, 바클레이즈 등 대형 IB와 함께 딜을 수행했다. 2020년부터 해외 인수금융 영업을 해온 한투가 신디케이션(공동 대출) 주선에서 벗어나 최일선에서 공동 주관사 지위를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투는 수천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국내에서 단독으로 칼라일에 제공해 국내보다 약 1.5배 많은 인수금융 수수료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금융은 지난 4월 마무리됐고 칼라일의 인수 작업은 이달 중 끝날 예정이다.


    한투가 세계 인수금융 업계에서 눈길을 끈 계기는 2022년 글로벌 PEF 컨소시엄이 미국 1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을 약 22조원에 사들이는 딜이었다. 당시 코로나19로 닐슨의 주력 사업인 대면·현장 여론조사가 불가능해진 데다 금리가 급등해 대부분 IB가 인수금융을 망설였다. 이때 한투가 먼저 인수금융을 제공하면서 시장 회복의 신호탄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한투는 28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통해 200억원 이상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글로벌 PEF의 핵심 파트너로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M&A 인수금융에서 가장 활발히 영업하는 국내 증권사로 꼽힌다. 최근 5년여간 27건, 총 약 4조원 규모의 해외 인수금융을 주선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5년 유럽 최대 PEF인 CVC가 영국 1위 자산운용 플랫폼 하그리브스랜스다운을 인수하는 딜이 있다. 2024년 글로벌 1위 항공 조업서비스업체인 스위스포트에 대한 1조7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차환)에도 참여했다. 정진곤 한투 IB그룹 본부장은 “해외 인수금융 분야에서 부실이나 미매각이 발생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는 거의 유일한 국내 금융사”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김남구 회장 및 김성환 사장이 좁은 국내 시장에서 출혈경쟁을 하기보다 해외로 영토 확장을 독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투는 글로벌 PEF 업계에서 인지도를 쌓으며 칼라일, EQT, CVC 등의 우량한 딜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최경수 글로벌 인수금융 담당 이사는 “인수금융 제공 결정을 막판에 번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신뢰를 쌓은 이유를 전했다.

    최근 국내 M&A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한투의 해외 공략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 급등으로 매도자와 인수자 간 가격 견해차가 커지면서 M&A 성사 가능성이 낮아져서다. 원·달러 환율 급등과 채권 금리 상승, 중복상장 금지 정책으로 거래 심리가 더 경색된 상황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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