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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언 칼럼] 갈수록 무력화되는 오너십 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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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최악의 한 해였다.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면서 벼랑 끝 위기로 내몰렸다. 자동화 공정 문제로 공장이 5월까지 세 차례나 멈춰 섰다. 창립 후 15년 동안 한 번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유동성 고갈 소문까지 퍼졌다.

    머스크가 칼을 빼 든 것은 그때였다. 전체 직원의 9%에 달하는 3000명 안팎을 정리해고했다. 자신은 400여 명의 직원과 함께 1주일에 100시간씩 일하며 생산라인을 일일이 점검했다. 그렇게 불량을 잡고 선주문 물량 45만 대 생산을 이뤄냈다.


    신생 자동차 기업인 테슬라는 지금 시가총액 1조6360억달러(세계 9위)로 글로벌 자동차 회사 가운데 1위다. 기존 강자인 도요타자동차(2475억달러)의 여섯 배 이상이고, 삼성전자(1조3820억달러)보다도 많다.

    머스크는 이달 스페이스X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2002년 직접 창업해 CEO를 맡은 기업이다. 지난해 적자를 냈고 수익성이 불분명한데도, 목표 기업가치가 1조8000억달러에 달한다. 시장에서 인정받는다면, 경영자 머스크가 보여준 오너십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에 이어 올해 삼성전자가 초유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시대를 연 뒤 곳곳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과도한 성과급 배분의 적절성과 공정성을 놓고 회사 안 갈등이 여전하고, 주주들은 영업이익 선분배 합의에 반발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의 성과를 협력사 등과 나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재분배를 거론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반도체와 비반도체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로 인한 양극화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최근 만난 기업인은 n% 성과급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봤다. 오너십 기반의 경영 의사결정이 맞느냐고 그는 반문했다. 성과급을 ‘더 주고 덜 주고’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미래를 염두에 두고 임금과 성과급 체계를 짜야 하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오너십 경영 결정의 핵심은 당면한 위기를 돌파하는 뚝심과 함께 현재를 넘어 미래까지 내다보는 넓은 시야 및 통찰이다. 주변 반대가 있더라도 회사 미래 경쟁력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밀고 나가야 한다.


    영업이익은 회사의 미래 사업 방향을 결정할 투자 재원이고, 임금과 성과급은 인력 유치 및 활용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정도의 기업이라면 당연히 장기 전략이 있어야 한다. 떠밀리듯 압력에 밀려 결정할 일은 아니다.

    기업 이익은 투자, 고용, 연구개발(R&D)에 활용할 경영 자원이고 그 의사결정은 경영진 고유 권한이자 막중한 책임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기업 이익 활용은 노조와의 교섭이 아니라 경영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권고문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얼마 전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SNS에 썼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정치적·사회적 압력 탓에 현실에선 그렇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정책부터 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노동, 안전, 지배구조 등의 법령은 기업 경영진에게 더 큰 책임을 지우도록 바뀌었다. 개정 상법은 지배주주 권한은 축소하면서 이사회 책임 범위는 크게 넓혔다. 합병과 자산 매각, 투자 등의 경영 판단도 경우에 따라선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 적극적·능동적 의사 결정이 쉽지 않다.

    과거보다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가 훨씬 더 많아졌다. 온갖 이슈에서 ‘만인 대 만인의 투쟁’ 같은 다툼도 더 일상화됐다. 경영진이 지금 닥친 문제 해결에 매몰되기 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미래를 훼손하지 않는 결정이 중요하고, 오너십 기반의 경영 결정이 더욱 필요하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상당 기간 이어지겠지만 영원할 수는 없다. 10년 뒤 회사를 이끌 새로운 기술과 제품도 장기 전략과 시스템에 따라 준비해야 한다. 다른 분야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과연 미래를 준비하는 오너십 경영 결정이 내려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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