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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수억' 삼전닉스 직원들 행운 알고 보니…'놀라운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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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수억' 삼전닉스 직원들 행운 알고 보니…'놀라운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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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악산 등산객이 두세 배로 늘었다고 한다. 20·30대 젊은 방문객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올해 초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 역술인이 운이 안 풀리면 관악산에 가라고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점집에도 젊은 손님이 붐빈다고 전해진다. 인공지능(AI)으로 사주를 보는 것은 물론이다. 어느 호텔은 불 기운이 강하고, 어느 호텔은 나무 기운이 강하다며 자기 사주에 맞춰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취업이 어렵고 결혼도, 내 집 마련도 만만치 않은 현실을 반영한다. 결국 인생은 운일까.
    ◇성공은 실력일까, 운일까

    현대는 능력주의 사회다. 전근대 사회의 세습주의와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크든 작든 무언가 성취한 사람은 대개 그만 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성공과 성취는 대부분 그에 상응하는 노력의 결과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실력과 노력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빌 게이츠는 1960년대에 컴퓨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명문 사립학교에 다녔다. 게이츠가 언제 어떤 식으로든 컴퓨터를 접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명문 사립학교에 다닐 만한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다면 그의 인생은 크게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워런 버핏은 “나는 운이 좋았다”며 “‘난소 복권’에 당첨돼 미국에서 백인으로 태어났다. 우연히 자본 배분 능력을 지녔고, 그것을 가치 있게 평가하는 시대와 장소에 태어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상사 어디까지가 실력과 노력이고 어디서부터가 운의 영역인지, 운이 작용한다면 그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운빨’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아무려면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괜히 있을까.
    ◇삼전닉스 직원들의 행운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탈리아 카타니아대 연구진은 2018년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한 ‘재능 대 운: 성공과 실패에서 우연의 역할’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1000명의 가상 인물에게 동일한 초기 자본을 주고 40년 동안 살도록 했다. 이들의 재능은 정규 분포를 따랐고 행운 이벤트와 불운 이벤트를 무작위로 만났다. 시뮬레이션 결과 최고로 성공한 사람은 재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평균보다 약간 뛰어나지만, 운이 아주 좋았던 사람이 가장 크게 성공했다.

    실증 연구도 있다. 2012년 ‘미국 경제학 저널’에 실린 ‘경기침체기 졸업이 경력에 미치는 장단기 효과’ 논문이다. 캐나다의 남성 대졸자를 분석한 결과 경기침체기에 졸업한 사람은 첫해 임금이 9% 낮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임금 격차가 줄었지만 10년간 약 5%의 소득 감소 효과가 있었다. 기업 실적에도 운이 영향을 미친다. AI 투자 붐이 촉발한 반도체 초호황은 특정 기업 임직원이 노력해서 나온 결과가 아니다.


    더 황당한 연구 결과도 있다. 2018년 ‘미국 경제학 저널’에 나온 논문 ‘감정적인 판사와 불운한 소년들’이다. 루이지애나주의 소년범 재판 결과를 분석한 논문이다. 루이지애나주립대 미식축구팀이 주말 경기에서 진 다음 주엔 판사들이 소년범에게 평균보다 6% 무거운 형량을 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편향은 루이지애나주립대 출신 판사들에게서 두드러졌다.
    ◇부모 뽑기와 나라 뽑기
    인생은 운이라는 생각이 확산하는 것은 아무래도 계층 간 격차가 커지는 것과 관련이 깊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득 불평등이 클수록 세대 간 계층 이동성이 작아진다. 즉, 부의 대물림이 심해진다. 미국 경제학자 앨런 크루거는 이런 현상을 ‘위대한 개츠비 곡선’이라고 했다.

    ‘부모 뽑기’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운이 안 따른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면 ‘나라 뽑기’는 기가 막히게 잘한 것이다. 한국에서 중위소득만 돼도 세계적으로는 상위 10%에 넉넉하게 들어간다. 세계은행 출신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태어난 나라가 평생 소득의 절반 이상을 결정한다고 분석했다.

    운의 역할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지금 가진 것이 오롯이 내가 잘나서 얻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만큼 겸손할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는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보잘것없는 성취조차 행운의 결과일 수 있다. 누가 아는가. 작은 행운에도 감사하다 보면 언젠가 더 큰 행운이 찾아올지.

    유승호 경제교육연구소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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