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사례는 2000년대 중반 미국 주택시장이다. 미 중앙은행(Fed)은 2004년 연 1%였던 기준금리를 2006년 연 5.25%까지 끌어올렸지만, 주택시장은 곧바로 식지 않았다. 저금리 시절 형성된 유동성과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이어지면서 미국 집값은 한동안 더 올랐다. 높아진 이자 부담은 시차를 두고 저신용 차주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 배경이 됐다.
중국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02년 처음 출시된 자산관리상품(WMP)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당국 규제를 우회하는 그림자금융으로 커지며 막대한 자금을 흡수했다. 연 8~10%대 고수익을 내세운 WMP 자금은 ‘우산형 신탁’ 등 고위험 파생 융자로 다각화돼 증시로 흘러들었다.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2014년 하반기부터 이듬해 상반기까지 150%가량 급등해 5100을 돌파했다. 중국 당국이 부채 감축 등 긴축 신호를 보냈지만 시장의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졌다. 이후 2015년 6월 중국 당국이 장외 융자 자금줄을 차단하자 유동성이 빠르게 위축됐고, 지수는 단기간에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긴축 사이클이 항상 같은 모습으로 전개된 것은 아니었다. 2022년 미국 증시는 달랐다. 당시 Fed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2022년 3월부터 12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연 5%로 빠르게 끌어올렸다. 6·7·9·11월에는 네 차례 연속 0.75%포인트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도 단행했다. 하지만 시장은 Fed의 긴축 전환 가능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 S&P500은 Fed의 첫 금리 인상 이전인 2022년 1월 초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고, 6월에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10월에는 연초 고점 대비 약 25% 밀리며 저점을 형성했고, 연간으로도 약 18% 하락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