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의 최고경영자(CEO)는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할까?
얼마 전 모 CEO와의 코칭 대화 중 필자는 이렇게 질문했다."인공지능(AI)시대 조직의 리더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인드셋은 무엇인가요?” 그는 "조직의 리더들은 본질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창업자이자 CEO로서 본질적 사고를 하고 있는데, 특히 임원들이 같은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가 말한 핵심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같은 질문에 대해 임원들의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본질적 사고란 무엇인가? 복잡한 현상이나 문제를 겉모습, 관습, 감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무엇이 핵심인가?‘”, “왜 이것이 존재하는가?”, “변하지 않는 근본 원리는 무엇인가?“ 등을 파고드는 사고방식이다. 일반적 사고가 현상 중심, 단기 해결 중심이라면 본질적 사고는 원리 중심, 근본 해결을 추구하는 것이다. 사물의 존재를 규정하는 원인을 찾아가는 사고 과정을 통해 근본 문제를 해결한다,
예를 들어 회사 매출이 지난 분기보다 떨어졌다면, 일반적 사고는 ”광고를 더 해야 하나?“, ”직원이 부족한가?”, “가격을 낮춰야 하나?“와 같이 표면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본질적 사고는 먼저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고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 존재인가?“, ”우리의 매출감소 근본 원인과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와 같이 ’증상‘이 아니라 ‘원인 구조’를 탐구하는 것이다.
모두가 “로켓은 비싸다“라고 당연히 인식할 때, 일론 머스크는 “로켓은 왜 이렇게 비싸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는 부품 단위까지 본질을 분해하는 ‘First Principles Thinking'을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가정을 버리고, 문제를 가장 근본적인 진실로 분해한 뒤 새롭게 조립하는 사고로서 이를테면 백지에서 시작해 본질에서 답을 찾는 것이다.
본질적 사고와 더불어 조직 운영에 필요한 것은 맥락적 사고(Contextual Thinking)다. 맥락적 사고란 무엇인가? 이는 사람, 조직, 사건 등을 독립적으로 보지 않고 “관계 속 존재”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본질적 사고가 ‘성과를 만드는 핵심요인’이라면, 맥락적 사고는 ’왜 여기서 이렇게 나타나는가?‘, ’우리는 지금 왜 이러한 상태인가?‘ 등을 시간, 관계, 환경, 문화, 권력 구조, 역사 등 상황과 연결하여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리더십의 본질은 신뢰이다‘라고 보는 것은 본질적 사고지만, ’왜 우리 조직에서는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가?‘라고 보는 것는 맥락적 사고다. 이러한 맥락적 사고에서는 조직내 평가제도, 보고 지시 회의 문화, 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 심리적 안전감 등을 함께 ㅂ하야 한다. AI 시대에는 맥락의 해석 능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맥락적 사고를 위한 마인드셋 세가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과 현상을 관계 속에서 이해한다. 이것이 맥락적 사고의 출발점이다. 예를 들면 “조직 구성원이 소극적이다” 라고 판단하기 전에 “무엇이 이런 행동을 만들었는가?” 또 ”조직이 비효율적이다”라고 판단하기 전에 “이런 현상 뒤에는 어떤 구조와 관계가 있는가?” 등 공감과 관계 중심의 관점에서 질문하는 것이다.
둘째, 내가 보는 것은 전체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맥락적 사고를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내 해석이 곧 진실이다”라는 확신이다. 맥락적 사고를 하게 되면 같은 사건도 위치, 세대, 문화, 경험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메타인지'를 갖게 된다. 메타인지의 알아차림을 하려면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른다는 것을 겸허하게 인식하는 것이 기본이다.
셋째, 정답보다 흐름과 구조를 읽어야 한다. 과거 산업사회는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정답 중심의 사고가 강조돾다, 요즘 AI 시대 중요한 문제들은 복합적이고, 계속 변하고, 상호 연결이 되어 있어, 어찌보면 정답이 없는 시대이다. 따라서 ‘누가 맞는가’보다 ‘무엇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가?’, ‘지금 어떤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가?’와 같은 동적 관점의 맥락적 사고가 필요하다.
본질적 사고와 맥락적 사고는 사실 모두 위험성이 있다. 본질만 추구하게 되면 현실을 무시한 이상주의, 현장감 없는 원론 등에 빠질 수 있고, 이에 실행이 약해질 수 있다. 그리고 지나친 추상화에 빠져 사색에만 머무를 수도 있다. 한편, 맥락적 사고의 경우에도 ‘상황이 그럴 수 있지, 다 이유가 있어’ 등으로 상대주의에 빠져, 원칙과 기준이 무너질 수 있고 본질적 사고의 근본 문제 해결을 그르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본질적 사고와 맥락적 사고의 시너지를 강조하고 싶다. 먼저, “우리가 지켜야 할 핵심은 무엇인가?”같이 변하지 않는 핵심을 찾는 본질적 사고의 힘을 키워야 한다. 본질적 사고를 높이는 방법은 인문학적 통찰력과 도요타의 5Why 기법처럼 “왜?” 반복하기다. “성과가 낮다”라고 하면 이에 “왜?“ 라고 물으면 ”목표가 불분명하다“ 그 후 또 “왜?”라고 물으면 “조직의 방향이 공유 되어 있지 않다” 그 후 “왜?”라고 계속 물으면 근본 문제가 나타난다.
우리가 무심코 쓰고 있는 개념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경영이란 무엇인가? 등의 재 정의를 통해 근본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제 본질적 사고를 통해 도출된 그 핵심과 방향이 ‘지금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가?’처럼 그것을 변화하는 조건 속에서 의미를 읽고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는 맥락적 사고를 통해 적용해야 한다. 올바른 리더는 AI가 답을 주는 시대에도 통찰력 있는 깊은 질문을 통해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맥락에 맞게 실행하는 사람이다. 본질적 사고와 맥락적 사고의 종착점은 실행을 통한 개인과 조직의 목적 달성이다. 이를 통해 더 나은, 더 좋은, 더 행복한 조직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게 리더의 사명이라 할 수 있다.
<</span>한경닷컴 The Lifeist> 김영헌 경영자 전문코치, 경희대 경영대학원 코칭사이언스 전공 주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