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가 시작 하루 만에 투표율 80%를 넘겼다. 반도체 부문 특별성과급을 둘러싼 내부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합원들이 빠르게 투표에 참여하면서 합의안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3분 기준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은 4만5914명으로, 투표율은 80.14%를 기록했다.
이번 투표는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조합원들이 수용할지를 묻는 절차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합의안이 가결되려면 선거인 과반이 투표에 참여하고, 투표 참여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하루 만에 4만5000명 투표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선거인 명부를 마감한 지난 21일 오후 2시 기준 7만850명이다. 다만 총선거인 수는 5만7290명으로, 조합원 수보다 1만3560명가량 적다.이는 의결권 기준 때문으로 보인다. 초기업노조 규약상 조합비를 1개월 이상 연속해 납부하지 않은 조합원은 의결권이 없다. 최근 가입한 조합원 상당수가 투표권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초기업노조와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별도로 투표율을 집계할 것으로 보인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이 주축인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체에서 탈퇴해 이번 투표권을 부여받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40분 기준 투표율은 74.27%였다. 당시 참여자는 4만2551명이었다. 이후 약 6시간30분 만에 투표 참여자가 3300명 이상 늘어나며 투표율은 80%를 넘어섰다.
DS 표심이 합의안 가를 듯
업계에서는 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다수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속이기 때문이다.노조 안팎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조합원 중 메모리사업부는 2만4000여명, 비메모리사업부는 1만7000여명, 공통 부문은 2만20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CSS·기타는 1000명가량이다. 모바일·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7000~8000명 정도로 전해졌다.
이번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DS부문 특별성과급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로 산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별성과급 재원 10.5%의 모수는 영업이익에서 OPI 충당액 등 인건비를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성과급 배분 방식과 적자 사업부 보상 문제를 두고 내부 의견이 엇갈렸지만, DS 부문 조합원 비중이 높은 만큼 투표 결과도 이들의 표심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내부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잠정 합의안 공개 이후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성과급 산정 방식과 사업부별 형평성을 두고 불만이 나왔다. 반대로 총파업을 피하고 성과급 제도 개선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반응도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앞서 조합원 공지를 통해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6월 내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잠정 합의안 가결 여부와 별개로 노조 내부 수습 과정도 이어질 전망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