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통·주류업계가 1000원 안팎의 초저가 주류 제품군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990원 초저가 소주와 막걸리에 이어 1000원짜리 스페인산 발포맥주까지 등장했다.
25일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킴스클럽은 오는 27일 스페인 직수입 발포맥주 '마리네로 에스파뇰'을 단독 출시할 예정이다. 발포맥주는 맥아 함량을 낮추고 일부 원료를 대체해 제조하는 주류로, 일반 맥주와 유사한 청량감을 구현하면서도 세금 부담을 줄여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킴스클럽은 알코올 도수 4.5%에 500mL 용량인 이 제품 소비자 가격을 6캔 묶음 6000원에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캔당 1000원꼴로, 일반 마트에서 판매하는 비슷한 제품에 비해 약 30% 저렴하다.
주류 업계는 초저가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선양소주는 최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 병에 990원짜리 '착한소주 990'을 출시했다. 이마트도 대전주조와 협업해 한 병 990원에 '구구탁 막걸리'를 선보였다.
그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달라진 음주 문화가 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져 외식 물가가 치솟자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15년 401만4872㎘에서 2024년 315만1371㎘로 10년간 약 21% 쪼그라들었다. 음주 문화도 취하기 위한 폭음에서 가볍게 즐기는 방향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전반적인 주류 시장 규모가 줄어들자 신규 수요를 유인하기 위해 주류 업계가 마진을 줄이면서 초저가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변화는 대중 주류에만 그치지 않는다. 킴스클럽은 중간 벤더를 거치지 않는 직수입 구조를 활용해 5990원짜리 '모두의 와인' 시리즈를 안착시켰고 700mL 용량의 스카치위스키 '라이트 하우스 언피티드'도 9990원에 선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볍게 즐기는 홈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초저가 상품이 시장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며 "대형 유통업체들도 직수입 채널과 지역 제조사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초저가 주류 특화 상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