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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8명이 "살게요"…외국인 관광객 사로잡은 K뷰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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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8명이 "살게요"…외국인 관광객 사로잡은 K뷰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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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뷰티플레이 홍대점은 러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페루, 싱가포르 등 20개국에서 온 외국인 30명이 자리를 채웠다. 이들이 궁금해한 것은 한국에서 잘 팔리는 화장품 목록이 아니었다. "피부의 붉은 기와 건조함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느냐" 같은 구체적인 피부 고민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K뷰티가 더 이상 '여행길에 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화장품'에 머물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한국 화장품의 다양한 제형과 성분, 단계별 루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기 피부 상태에 맞는 관리법까지 배우려는 수요도 생겨나고 있다. K뷰티가 단순 쇼핑 품목을 넘어 피부 고민의 해답을 찾는 창구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닥터지가 연 '글로벌 스킨케어 마스터클래스'도 이런 흐름을 겨냥했다. 행사는 제품을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먼저 자기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여름철 스킨케어 루틴을 배우는 순서로 진행됐다.

    현장에서 만난 K뷰티 인플루언서 애비(Abbie)는 "한국 화장품은 제형과 효능에서 매력적이지만 외국인은 성분을 파악하기 어렵고 스킨케어 단계도 복잡하다"며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닥터지가 주목한 것도 이 지점이다. 이번 클래스 참여 고객의 53%는 복합성 피부 타입이었고 주된 피부 고민은 '붉은 기'와 '건조함'이었다. 지난 2월 열린 첫 글로벌 클래스에서도 응답자의 62%가 여드름, 붉은기, 건조함을 공통 피부 고민으로 꼽았다.


    닥터지는 이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외국인이 겪기 쉬운 피부 장벽 약화와 피지, 붉은기 문제를 다뤘다. 클래스를 진행한 닥터지 송현서 트레이닝&CS팀 매니저는 "외국인 소비자를 위해 글로벌 피부 고민을 정조준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참가자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순서는 피부 진단 시연이었다. 닥터지가 올리브영 핵심 상권 매장에서 운영 중인 피부 진단 기기를 참가자 얼굴에 대자 수분, 피지, 모공, 포피린 등 12개 항목의 분석 결과가 화면에 표시됐다. 각 항목은 레이더 차트 형태로 나타났고 동성·동연령 평균과 비교한 피부 상태도 함께 제시됐다.

    시연에 참여한 외국인 참가자는 표면 수분은 평균 범위였지만 모공, 붉은기, 피지 관련 지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피부 상태가 여름철 더위와 미세먼지 등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후 참가자들은 스킨케어 루틴인 '각·보·자' 솔루션을 실습했다. 각질 제거, 보습·진정 관리, 자외선 차단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관리법을 배우고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선케어 제품을 비교했다. 진단 결과와 연결해 해당 관리가 왜 필요한지 알아가는 과정에 가까웠다.

    행사장 분위기도 판매보다는 상담과 교육에 가까웠다. 참가자들은 제품명보다 자기 피부 상태와 관리법을 질문했다. K뷰티를 소비하는 외국인의 관심이 '인기 제품'에서 '나에게 맞는 솔루션'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만했다.


    클래스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인근 올리브영 홍대 타운으로 이동해 닥터지 카운셀러로부터 피부에 맞는 관리 방법을 설명받았다. 특정 제품 구매를 강하게 권하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참가자들은 상담 과정에서 언급된 제품을 집어들기도 했다.


    닥터지에 따르면 지난 1차 글로벌 스킨케어 클래스 사후 조사에서 클래스 이후 닥터지 제품을 구매한 참가자는 전체의 80%에 달했다. 피부 고민을 진단하고 관리법을 이해한 경험이 실제 소비로 이어진 셈이다.



    러시아 국적 참가자 소피(Sophie) 씨는 상담 이후 '레드 블레미쉬 10-시카 캡슐 수딩 토너'를 골랐다. 그는 "여름마다 속건조가 심한데, 스킨케어 첫 단계에서부터 수분이 잘 흡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클래스에서 배운 내용과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을 고르니 훨씬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업계는 외국인 소비자의 K뷰티 소비가 상담과 체험 중심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과거엔 한국 방문 때 인기 제품을 대량 구매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관리법'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K뷰티의 위상과 신뢰도가 올라갔다는 의미인데, 제품 인지도만으로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도 된다.

    송 매니저는 "K스킨케어 브랜드로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제품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왜 이 관리가 필요한지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피부과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소비자의 피부 고민에 가까이 다가가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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