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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쉬는 데 돈 쓴다”…회복 위해 지갑 여는 ‘리커버리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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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쉬는 데 돈 쓴다”…회복 위해 지갑 여는 ‘리커버리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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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리커버리노믹스(Recoverynomics)’ 트렌드가 뜨고 있다. 1인 사우나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등산객들이 몰려 ‘오픈런’을 하는 등 몸과 마음 회복을 중심으로 소비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리커버리노믹스는 ‘회복(recovery)’과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스트레스와 피로 속에서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해 돈과 시간을 쓰는 소비 흐름을 의미한다.


    1인 사우나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여가 공간으로 떠오르는 곳은 ‘1인 사우나’다. 1인 사우나는 이용자가 정해진 시간 동안 사우나와 샤워 시설을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온·고습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사우나 전용 시계와 사우나 모자 등 다양한 용품도 함께 제공된다.


    1인 사우나는 단순히 몸을 씻는 공간을 넘어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한 리커버리노믹스 소비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휴식에 집중하는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실제로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외부 알림이 차단된 고온 환경에서 15분가량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사우나를 처음 이용해봤다는 이모(27) 씨는 “사우나에서 푹 쉬고 싶은데 혼자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방해받지 않을 수 있어 더 좋았다”고 이용 후기를 전했다.

    업계에서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MZ세대의 특성과 리커버리노믹스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1인 사우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주변의 방해 없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MZ세대의 소비 성향과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웰니스 인스티튜트(GWI)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천·사우나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18%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유행이 아닌 팬데믹 이후 건강 관리와 예방 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리커버리노믹스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웰니스 관련 시장 성장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쑥뜸

    ‘1인 사우나’에 이어 쑥뜸도 새로운 건강 관리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쑥뜸은 쑥을 태워 발생하는 열과 약성을 몸의 혈 자리에 전달하는 전통 요법이다. 혈액순환, 수족냉증 개선, 피로 개선, 불면증 완화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다.



    네이버 키워드 검색량을 보면 지난해 4월 ‘쑥뜸’ 검색량은 7828건이었지만 올해 4월에는 1만4410건을 기록하며 약 2배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2월에는 검색량이 급증해 2만7055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쑥뜸 역시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해 소비하는 리커버리노믹스의 일종으로 풀이된다. 시몬스와 대학수면학회에 따르면 올해 대한민국 수면 통합지수는 66.25점으로 나타났다. 수면학회는 “대다수의 국민이 만성피로가 누적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낮은 수면 만족도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전보다 수면의 질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사람은 32.5%에 달했는데 이 중 20대가 36.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만성피로와 번아웃, 불면증을 겪는 MZ세대가 쑥뜸처럼 능동적으로 몸을 회복하는 소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숙면과 컨디션 회복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면서 수면 관리 서비스와 숙면 관련 제품 등에 대한 소비 역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잘 자려고 멜라토닌 먹어요”, “피곤해서 커피를 마시고 잠들기 전에는 멜라토닌을 챙겨 먹는다” 등 멜라토닌을 섭취하는 소비자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멜라토닌의 존재나 효능이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직접 구매해 꾸준히 섭취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이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수면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39분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침대에 머무르는 시간을 포함한 수치로, 실제 수면 시간은 5시간 25분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면 시간인 8시간 27분과 비교하면 약 3시간가량 짧은 수준이다.

    또 대한수면연구학회의 ‘2024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매일 숙면을 한다고 답한 비율은 7%에 불과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인 13%의 절반 수준이다. 수면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62.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늘어나면서 숙면 보조제와 슬립테크, 웰니스 공간 등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소비가 하나의 일상적인 자기관리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피로를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리커버리노믹스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도 수면 관련 소비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W컨셉에 따르면 올해 3월 25일까지 침대·매트리스·침구·블라인드 등 수면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150% 늘어났다. 잠옷 매출 역시 60% 증가했다.

    지그재그의 경우 ‘숙면’ 키워드 상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92% 늘어났다. 멜라토닌과 마그네슘 등 수면 관련 영양 성분 제품 수요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수면 건강기능식품 구매자 수가 전년 대비 315% 증가했으며 올해의 경우 5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등산

    최근 ‘정기가 좋은 명소’로 알려지며 주말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관악산 역시 리커버리노믹스 트렌드의 한 사례로 꼽힌다. 지난 5월 14일 관악구는 구청과 관악경찰서, 관악소방서가 31일까지 주말과 공휴일마다 관악산 주요 등산로와 정상 일대에서 다중인파 집중 안전관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관악산 열풍은 지난 1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역술가 박성준 씨가 출연해 “운이 막힐 때는 관악산 연주대 일대에 올라가 보라”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발언 이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등산 수요가 유입되면서 기존 등산객과 젊은 방문객이 관악산으로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등산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활동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4월 전국 만 19~6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등산 경험 및 등산 문화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등산 경험률은 66.9%로 집계됐다. 특히 20대 응답자 가운데 40.5%는 등산 유행 배경으로 ‘SNS 인증 문화 확산’을 꼽았다.

    실제로 SNS에서는 ‘등산스타그램’, ‘등산’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2030세대의 인증 사진과 등산 릴스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수요와 SNS 기반의 인증 문화가 결합하면서 등산 역시 리커버리노믹스 소비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소비문화로 정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 번아웃을 겪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잘 쉬는 것’ 자체가 중요한 자기관리이자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로 인식되면서 사우나·슬립테크·건강식품·등산 등 회복 중심의 소비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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