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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80달러 간다"…인플레이션 공포에 치솟는 국채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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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80달러 간다"…인플레이션 공포에 치솟는 국채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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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국제 유가와 글로벌 국채 금리, 원·달러 환율이 일제히 급등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18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약 110.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가 110달러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6일 이후 12일 만이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길어지며 세계 원유시장의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여름철 냉방 및 항공 수요 증가 전망까지 겹쳐 유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글로벌 채권시장도 출렁였다. 이날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129%로 2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연 4%를 넘겼다. 영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28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10년 만기(연 4.239%)와 30년 만기(연 4.196%) 국고채 금리는 2023년 10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도 이틀 연속 1500원을 넘겼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5원 내린 1500.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10弗,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물가 쇼크에 기준금리 인상 우려…각국 재정확대도 국채에 부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애버딘이 최근 내놓은 전망이다. 세계 석유시장이 아직은 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을 흡수하고 있지만,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본격적으로 중첩되면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다. 급등한 유가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주요국 국채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 공급난 직면한 석유시장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석유시장이 심각한 공급난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돼 연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에 해당하는 20억 배럴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공급 부족 규모는 하루 1400만 배럴씩 늘어나고 있다.

    전쟁 직전 세계 원유 재고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수입국이 걸프 지역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비축유를 꺼내 쓰면서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세계 원유 재고는 걸프 지역에 묶인 물량을 제외하고도 약 3억8000만 배럴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6월이면 재고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까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유지한 건 미국이 원유 수출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원유 및 정제유 순수출 규모는 하루 900만 배럴까지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 400만 배럴 이상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여름이 다가오며 원유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북반구 여름철 냉방 수요와 휴가철 항공 수요가 본격화하면 원유와 휘발유, 디젤, 항공유 전반에 걸쳐 재고가 부족해질 수 있다.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유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내는 상황이 꼽힌다. 지금까지 글로벌 공급 부족을 메워온 완충 장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서는 확전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실물 공급 부족과 공급망 붕괴,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급등하는 글로벌 국채 금리
    글로벌 국채 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며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통화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데다 주요국 정부의 재정 확대 움직임도 지속되고 있다.

    18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63%까지 상승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연 4.5%를 훌쩍 넘겼다. 지난달 미국 물가 지표가 ‘쇼크’를 보여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진 탓이다. 미국의 전비 지출 급증도 재정수지 적자 확대 우려로 이어졌다. 재정 적자가 커지면 정부는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하고 국채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미국 외 주요국 국채 금리도 발작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이날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연 2.80%까지 오르며 1996년 이후 2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사상 처음 연 4%를 넘어섰다. 일본 정부가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침을 밝혀 ‘재정 확대’ 우려가 커지자 채권 매도로 이어졌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말 연 2.9%대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5일 연 3.7%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장중 연 3.8%도 넘어섰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같은 기간 연 3.3%대에서 연 4.2%대로 1%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연 4.239%에 마감하며 2023년 10월 6일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경기 회복, 금리 인상, 국채 공급 확대라는 금리 상승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 시장 참가자 매수세가 실종돼 국고채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이혜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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