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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막고 상폐 문턱 높여…매서워진 금감원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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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막고 상폐 문턱 높여…매서워진 금감원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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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트 5월 18일 오후 2시 59분

    금융감독원이 자진 상장폐지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포괄적 주식교환에 잇달아 제동을 걸었다. 소액주주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이어 주식을 매개로 한 대주주의 거래 전반에 금융당국이 엄격한 심사 잣대를 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방어권 없는 개미들 “헐값 산정” 눈물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는 더존비즈온의 잔여 지분을 확보해 자진 상장폐지를 하기 위해 추진하던 포괄적 주식교환과 관련, 지난 15일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요구 명령을 받았다. 이 회사는 앞서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포함한 더존비즈온 지분 94%를 확보했다.


    금감원이 주식교환에 제동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마트와 신세계푸드의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도 금감원이 두 차례 정정 명령을 하며 효력을 정지했다. 베인캐피탈과 에코마케팅의 주식교환 역시 금감원의 효력 심사 문턱을 한 번에 넘지 못하고 정정 요구를 받았다.

    금감원은 이들 기업에 이사의 충실의무 이행 여부, 소수 주주와의 소통 노력 등 중요 사항을 신고서에 구체적으로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정부가 밸류업 기조를 강조하는 가운데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라는 화두가 심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본시장에서 포괄적 주식교환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소액주주 사이에서 이 제도는 이른바 ‘스퀴즈 아웃’(소액주주 강제 축출)으로 여겨지며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모회사가 자회사 가치를 지나치게 저평가해 소액주주의 기대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대주주에게 넘긴다는 논리다.

    현행 제도상 소액주주는 대주주가 정한 가격에 맞설 뚜렷한 방어 수단이 없다. 주식 매수 청구권 등 방어권이 있지만 모회사 주식이 아니라 현금을 지급하는 현금교부 방식에서는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액주주는 지배주주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누른 뒤 포괄적 주식교환을 선언하면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한 소액주주 연대 관계자는 “시장가치는 일시적인 대외 변수와 지배주주의 매수 타이밍에 따라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다”며 “단순히 현재 주가만을 기준으로 교환 가격을 책정할 것이 아니라 회사가 보유한 자산가치와 미래 수익가치를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대주주 횡포냐, 합법적 효율화냐
    포괄적 주식교환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법적으로 허용된 정당한 제도라는 점을 강조하는 이도 적잖다. 기업이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시장가격 수준에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장내 매각 기회까지 부여했음에도 금감원이 공시 서류 보완을 명분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이다.


    2024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락앤락을 상장폐지하는 과정에서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주주가 법원에 주식 매수 가격 조정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최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시장 주가를 기준으로 매수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았다.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도 금융당국 현미경 심사의 표적이다. 금감원은 최근 한화솔루션에 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여러 차례 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2조4000억원이던 증자 규모를 1조8000억원으로 줄였음에도 금감원의 ‘허들’을 넘지 못했다.


    유상증자에 이어 포괄적 주식교환에까지 엄중한 잣대를 대자 기업의 자율적인 자본 운용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인 수치와 명확한 규정 대신 ‘주주 소통’ ‘이사의 충실의무’ 같은 주관적이고 불분명한 명분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독주를 막고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건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서도 “규제의 칼날이 정당한 경영 활동까지 위축시키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 역시 금융당국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포괄적 주식교환

    모회사가 자회사의 발행주식 전부를 보유하기 위해 자회사 주주들에게 자회사의 주식을 받는 대신, 모회사 주식 또는 현금을 주는 것.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의 3분의 2 이상을 보유하면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90% 이상이면 이사회 결의만으로 주식교환을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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