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가 반도체(DS, 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중심의 성과급 보상안을 고수하고 있으나, 실제 사업부문별 누적 실적 데이터는 다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단기 업황에 근거한 보상 요구가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반발을 부르며 조직 내 갈등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CEO스코어 등에 따르면 최근 20년 누적 기준 삼성전자 DX 부문의 영업이익은 242조 5000억 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DS 부문의 영업이익과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발생할 때마다 DX 부문이 전사 실적의 하방을 받치며 상호 보완적 관계를 유지해 온 결과다.
반도체 다운턴이었던 2012년 DS 부문 영업이익이 4조 2000억 원에 그칠 당시 DX 부문은 모바일 호황기에 힘입어 21조 7000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2017~2018년 반도체 슈퍼 사이클 당시 DS 부문이 각각 35조 2000억 원, 44조 6000억 원의 실적을 낼 때도 DX 부문은 매년 10조 원 이상의 흑자를 유지하며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최근 3개년(2023년~지난해) 실적을 뜯어보면 DX의 기여도는 더 두드러진다. 이 기간 DX 부문의 영업이익 합산은 총 39조 7000억 원이다.
반도체 한파로 2023년 14조 9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DS 부문의 3개년 합산 영업이익(25조 1000억 원)보다 14조 6000억 원 많은 수치다. 삼성을 지탱하는 성과가 DS 부문만의 전유물이 아님이 데이터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최근 DX 부문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초기업노조의 의사결정 방식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는 집행부가 총회 의결 없이 설문조사로 교섭안을 갈음하는 등 규약을 위반하고 DX 부문을 배제했다며 수원지방법원에 '교섭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조합원 이탈도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올 3월 말 1만 4553명이던 초기업노조 내 DX 부문 조합원 중 6000명 이상이 탈퇴하면서 노조의 과반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까지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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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