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이 수도권 주택시가총액을 사실상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KRX 데이터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6135조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말 기준 수도권 주택 시가총액 4914조원보다 약 1220조원 많다. 비율로는 24.8% 높은 수준이다.
주택시가총액은 증시처럼 실시간으로 집계되지 않는다. 현재 비교 가능한 최신 통계는 2024년 말 기준 잠정치다. 그럼에도 최근 주택가격 상승률과 증시 상승 폭을 함께 고려하면 코스피 시총이 수도권 주택 시총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2024년 12월보다 전국 1.9%, 수도권 4.4%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서울은 9.8% 올랐지만 코스피 시총 증가 속도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코스피 시총은 가파르게 불어났다. 비상계엄 충격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던 2024년 말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963조원이었다. 직전연도 말 2126조원보다 163조원 줄어든 수준으로 당시 수도권 주택 시총의 약 40%에 불과했다. 이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급등하면서 코스피 시총은 1년5개월여 만에 약 4171조원 늘었다. 증가율은 212.5%에 달한다.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 14일 종가 기준 7204조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2024년 말 기준 전국 주택 시가총액 7158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증시 전체 시총이 전국 주택 시총을 확실히 넘어설지도 관심사다.
일반적인 비교 방식은 아니지만 아파트 기준으로 보면 역전 흐름은 더 뚜렷하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의 수도권 아파트 호수와 한국부동산원 평균 매매가격을 활용해 단순 계산하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시가총액은 약 4704조원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총의 종가 산술평균은 약 4978조원이다. 수도권 아파트 추산 시총보다 약 237조원 많았다.
다만 이 계산에는 한계가 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은 관리비 공개 의무단지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아파트를 포괄하지 않는다.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의 평균 가격도 표본 구성과 가중치 조정 등의 영향을 받아 시계열 가격 변화를 직접 비교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그럼에도 증시 시총 증가 속도가 주택가격 상승 속도를 크게 앞지른 것은 분명한 흐름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주식시장 강세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기조, 생산적 금융 정책이 맞물리며 시중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