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국내외 기관들이 연이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나섰다. 이런 추세라면 3%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도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월 13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5%로 대폭 올렸다. KDI는 “반도체 수출 호조세와 내수 개선세가 뚜렷해 올해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은 2%를 웃돌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더욱 공격적이다. JP모간은 기존 2.2%에서 3%로 전망치를 0.8%포인트 올렸다. 씨티은행도 2.2%에서 2.9%로 0.7%포인트 높였다.
낙관론의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산업의 독주가 있다.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한국의 올 1분기 수출은 약 2199억달러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내수 시장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에 따르면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일제히 플러스로 돌아섰다. 수출 온기가 내수 시장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는 낙관적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일각에선 연간 경제성장률 3%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넘어야 할 리스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이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고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내수 회복의 속도를 제약하는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