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자민당 내부에서 개인의 국채 보유를 늘리기 위한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대규모 국채 매입을 축소하는 가운데 이를 대신할 국내 수요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해외 투자자 의존도가 높아지면 금리 급등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배경에 깔려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자산운용입국 의원연맹’은 지난 4월 말 정리한 제언안에서 “개인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채의 매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명시했다. 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제언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제언안에는 개인용 국채 상품 구조를 재검토하고 새로운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개인용 국채는 1만엔부터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반년마다 이자를 지급받는다. 현재는 3년·5년·10년 만기 상품이 있으며, 구입 후 1년이 지나면 만기 이전에도 환매가 가능하다.

일본 국채의 해외 보유 비중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국채와 단기국채의 해외 보유 비율은 2025년 말 기준 12.8%까지 상승했다. 일본 정부 내에선 해외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일본 국채를 매도할 경우 금리가 급등하고 채권 가격이 급락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채 문제가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세운 다카이치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재정 불안 우려로 국채와 엔화에 대한 시장 신뢰가 흔들릴 경우 금리 상승과 엔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 중 하나는 개인용 국채 금리 인상이다. 의원연맹 관계자는 “국채 금리를 20% 정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본 정부가 확대해온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NISA는 주식 매매차익과 배당소득에 붙는 약 20% 세금을 면제해준다. 개인용 국채에도 이와 유사한 혜택을 제공해 투자 매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인터넷 증권사를 통한 국채 판매도 확대되고 있다. 젊은 고객층이 많은 라쿠텐증권에서는 지난 4월 국채 구매자의 절반이 10년물을 선택했다. 최근에는 5년물 판매도 증가세다. SBI증권에서는 40~60대 고객의 국채 매입이 늘고 있다. 회사 측은 “안정성과 장기 운용을 중시하는 투자 성향의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