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순방에 동행하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1일 일본 도쿄로 먼저 출발해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와 사쓰키 가타야마 재무장관 등 일본 정책 관계자들을 만난다.
이번 방문에서 베선트 장관은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 엔화의 약세와 관련해 일본에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압박할 것이라는 금융 시장의 예상이 지배적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베선트가 일본 정부에 "6월 금리 인상"같은 명백한 요구를 내놓을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13일에는 서울에 들러서 중국의 허리펑 부총리와 만나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회담도 가질 계획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번에 도쿄에 오래 머물면서 "일본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뒤처지고 있다"고 여러 차례 비판해온 대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몇 달간 미 재무부는 일본 국채와 통화의 변동성과 관련해, 일본의 통화 및 재정 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이라고 지적해왔다. 즉 미국 입장에서 볼 때는 엔화가 지나치게 약하다는 인식이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최근 엔화 안정을 위해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 하자 “(일본에는) 금리 인상 같은 근본적인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수십 년간 헤지펀드에서 외환 전문가로 활동해온 베선트는 일본의 통화 및 재정 정책이 미국 국채와 미 달러화에 미칠 수 있는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을 매우 잘 안다. 따라서 엔화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질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베선트 재무장관이 취임한 이후 일본의 채권 매도세가 미국 국채 시장에 파급 효과를 미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베선트 재무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의 금융 지표로 꼽았다는 점이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결정하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보다도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을 주시한다는 언급을 여러 차례 해왔다. 실제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 및 전반적인 차입 비용의 기준점이 되고 있어 미국인들과 기업들이 체감하는 금리 지표가 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팀 애덤스 최고경영자는 "일본은 (통화 정책) 체제 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는 과정이 세계 경제 균형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 미국 재무부에서 국제 문제 담당 최고위직을 역임했던 애덤스는 "베선트의 경력은 현재 일본의 통화 및 재정정책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특히 환율 변동이 전체 금융 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는 시기에는 정책 불일치를 피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재무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핵심 동력은 미국의 아시아 핵심 동맹국인 일본이 중국을 배제한 희토류 등 원자재 핵심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올해 1월부터 중국 의존도 탈피와 자원 안보 강화를 위해 세계 최초로 심해 희토류 채굴 사업에 나섰다. 일본 최동단인 미나미토리섬 인근 해저 6,000미터 부근에 전세계가 수백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인 약 1,600만톤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 정부는 2월초 해저 5,700미터 지점에서 희토류 진흙을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7년에 하루 최대 350만톤이상의 진흙을 끌어 올리고 2028년 이후에 본격적인 상업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3월에는 미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와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미·일 핵심 광물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과 일본이 중국 견제 위해 핵심 광물 파트너십을 다음 단계로 가져가기 위해 ‘국경 조정가격 하한제’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공급망 리스크가 큰 만큼, 일본이 심해 채굴의 경제성을 확보할 경우 ‘희토류의 탈중국’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때 도쿄 대사로 지명했던 허드슨 연구소의 일본 담당 책임자인 켄 웨인스타인은 "미국에 있어 중국을 견제하는데 일본보다 더 중요한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베선트가 도쿄 방문에서 성공적 결과를 얻는다면, 아마도 다카이치 정부가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게 여지를 주겠다는 언급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선트는 작년부터 “일본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뒤쳐졌다”고 수차례에 걸쳐 강도높게 금리 인상을 요구해왔다. 즉,일본이 올해 최소한 두 차례는 금리 인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3월에 발표한 양국 핵심 광물 협력 계획의 진전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5,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공약에 대한 재확인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