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 켈리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이날 전화로 취재진과 미중정상회담 관련 약식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켈리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하고, 미국의 경제적 독립성을 회복하기 위해 상호주의와 공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한 후 14일 오전 환영 행사에 참석한다. 이후 시 주석과 양자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14일 오후에는 시 주석과 함께 천단을 둘러보고, 저녁에는 국빈 만찬을 갖는다. 15일 오전에는 중국을 떠나기 전 시 주석과 차담회와 업무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따라서 14일 오전 양자회담을 포함해 천단 방문, 국빈 만찬, 차담회, 오찬 등 최소 다섯 차례 이상 시 주석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켈리 수석부대변인은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는 '미중 무역 위원회(Board of Trade)' 및 '미중 투자 위원회(Board of Investment)'의 설립 및 운영과 관련된 지속적인 논의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무역 위원회(Board of Trade)는 미국과 중국 양국 정부가 비민감 품목에 대한 무역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투자 위원회(Board of Investment)는 투자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부 간 협의체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역 위원회에서 다루는 금액의 규모에 관해 브리핑에 참석한 무역 분야 고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수백억 달러 규모(double-digit billions)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면서 "그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이 정도 규모의 농산물이나 항공우주 분야 구입을 약속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의 대미투자와 관련해서는 "언론에서 그런 방향의 보도(중국 자본의 대미 투자)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는 민간 부문에서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런 의견을 투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아직 대규모 중국 투자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 현 시점에서 그것은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토류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부산 합의'를 언제 어떻게 연장할지에 대해 "아직 명확히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우리는 이 사안에 대해 중국 측과 꽤 빈번하게 접촉하고 있다. 양국 모두가 바라는 것은 '안정성'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연장 발표를 지금 하든, 아니면 시간이 흐른 뒤에 필요성이 제기되어 그때 가서 하든 간에, 적절한 시점에 연장 여부를 공식 발표하게 될 것"고 확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핵 군축 프로그램(뉴스타트)의 종료 후 중국을 포함한 핵 군축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이 문제도 이번 회담에서 분명히 제기될 의제 중 하나일 것이라고 안보 분야 고위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현 행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중국 측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입장이나, 우리 정부 간 공식 채널을 통해 전달해 온 입장이 모두 동일하다. 현시점에서 어떠한 형태의 핵 군축 통제 논의나 그와 유사한 주제를 놓고 마주 앉아 대화할 의향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 문제의 진전을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마주 앉아 압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백악관 내부 분위기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사이버 공격 대응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함께 사이버 경제 스파이 행위 방지를 위한 협정을 체결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위반했다"면서 "강제력을 행사할 수도, 이행 여부를 검증할 수도 없는 합의라면 논의 테이블에 올릴 만한 가치가 있겠느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최근 AI 모델들이 갖춘 역량이 사이버 위협에 가세하면서 새로운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양국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소통 채널이라도 확보할 수 있다면 대화 통로를 모색하는 데 있어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그는 말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란, 러시아 등과 마찬가지로 대만 문제에 관해서도 양 정상 사이에 지속적 대화가 오가고 있지만 이런 논의를 통해 미국의 대만 정책에 어떠한 변화가 발생한 것은 아니며 앞으로도 미국의 대만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출범 첫해에 바이든 정부 4년 임기 전체 기간 승인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규모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고 했다. 또 대만의 국방예산과 관련해 지난 주 통과된 추가경정예산이 "다소 실망스러웠다"면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일부 항목이 최종 예산안에서 누락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은 또 항공우주, 농업,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친 추가 협정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올 연말 워싱턴 DC에 초청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